종정 스님 (트레져 헌터)/작중 행적/3기 2부

3기 1부 완결 이후의 시점이다.

내용 누설 주의 이 부분 아래에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열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5화, 11화~15화

무명사의 주적

남미 연금술사장 카를로스는 종정 스님을 배신자라 부르며, 무명사의 말은 무시한 채 동료들에 대한 복수를 명분으로 연단술사들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다. 게다가 이들은 같은 연금술사들까지 공격하여 보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파즈가 무명사의 집행자로서 카를로스를 막고자 나섰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중상을 입고 패퇴하였다. 패트릭 신부(이하 패트릭)와 마가레타 수녀(이하 마가레타)는 종정 스님을 도울 것을 분명히 했으나, 그들이 속한 교회 역시 같은 생각인지는 알 수 없다. 아니, 동쪽 손바닥만한 땅덩이의 웬 노란 피부 땡중이 대스승이랍시고 갑자기 툭 튀어나왔는데,줄여서 갑툭튀 어느 비밀 단체가 순순히 그 말을 따를까? 게다가 구출한 연단술사들 역시 예전부터 LC와 관련해서 연금술사나 무명사와 감정의 골이 있었던 참에, 싸움보다 인명 구조를 우선할 것이라는 종정 스님의 선언에 대한 반발까지 더해져 상당히 불만이 쌓여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무명사 인근에서 수행원 2명이 사라지는 불가사의한 사고까지 발생하였다.[1]

다행히 부상을 입었던 파즈는 크롤카의 치료찢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로 완치된 듯했다. 종정 스님은 크로미와 마가레타로 하여금 라크로췌를 무명사로 데려오도록 했다. 그리고 아딤의 계시를 받았다는 명목으로 전 세계의 비밀 조직들을 초청했다. 서로 원수지간인 온갖 강자들과 과격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종정 스님은 침착하게 자신의 말을 전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비록 쉬타카두르로부터 대스승의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이를 모두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는 것. 집회를 열었던 이유는 무명사의 향후 행보를 통보하기 위함이라는 것... 종정 스님은 "무명사는, 비밀 단체들이 지켜온 지엄한 법을 깨고 보물을 남용하고 금기를 범하며 인간들을 위협한 세 명의 존재를, 적으로 규명하고 타도할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그가 말하는 세 명의 존재는 남미 연금술사장 카를로스, 연단술사 일본 지부의 수장 이선생, 그리고 전(前)대스승 쉬타카두르였다.
쉬타카두르 : 뭐하는 짓이오 종정 스님! / 종정 스님 : 대스승을 계승하는 중입니다 쉬타카두르
길드들 모아놓고 레이드 참가 여부 조사하는 중

간파

쉬타카두르가 죄인으로 거론되자, 비밀 조직들은 크게 반발했다. 심지어 라마교의 일원 카루나는, 무명사와의 결별까지 선언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난 쉬타카두르 라마(스승)에게 크고 작은 가르침을 받았소.
아마도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럴 것이오!
우린 그 분이 필요합니다!
이대로 당신이 그 분을 적대하겠다 하면, 우린 더 이상 무명사를 따를 수가 없소.
그가 돌아오면 이 모든 일들이 해결될 거라 믿는가?
그렇소!! 그라면 이런 부도덕한 무리들을 좌시하지 않으실 겁니다!
우리의 법을 어기더라도 그를 도울 것인가?
그렇소! 그 분이 없다면 우리는 당신들의 법을 따를 이유가 없소.
우린 이 연합에서 탈퇴하겠소. 이제 각자의 길을 갈 때요.
이선생이 보내셨소?
이선생이 보내다니 무슨 말씀하고 계시는 겁니까?
지랄하고 있네. 어설픈 연기하려면 관두시오.
쉬타카두르는 결코 자신을 법 위에 올려놓지 않았소.
게다가 그의 가르침은 언제나 화합을 으뜸으로 삼았소. 제자된 자들에겐 당연한 소양이지.
아니.. 저기.. 그러니까...
빌어먹을 여우 새끼, 영특하기도 하지.
내 할 말이 있으니 시간 되면 통화되냐고 물어주겠소?
직접 말해보시면 어때요?♥

종정 스님은 몇몇 사람들이 군중 속에서 선동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선생이 자신의 추종자들을 집회에 심어놓았음을 간파한 것이다. 그가 모든 것을 눈치채자, 추종자의 눈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던 이선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선생의 신도들

추종자의 몸을 빌어 집회에 강림한 그녀는, 환영을 펼쳐 다른 이들이 자신과 종정 스님의 대화를 듣지 못하도록 손을 쓴 후, 종정 스님에게 거래를 제시했다. 라크리모사의 단검을 빌려준다면, 자신들이 나서서 카를로스 일파와 쉬타카두르를 물리치겠다고... 또한 자신들이 훔쳐간 모든 보물들을 반환하겠다고... 종정 스님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돌이 이선생에게 넘어갈 것을 경계하여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선생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대회가 끝나면 연단술사들을 설득하여 항복할 것이며, 이에 반대하는 이들까지 처리하여 넘겨주겠다는 조건까지 내걸며 끈질기게 교섭을 시도했다. 그녀는 "단 하나의 소원을 이룰 수만 있다면 그 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없다."며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심지어 그녀는 종정 스님이 비밀 조직들을 통솔하는 것을 돕겠다고까지 말했다. 종정 스님은 자신이 가짜 신 행세나 하는 사람으로 보이냐며 쏘아준 후, 신도들을 가짜 사랑으로 병들게 하지 말고 모두 각각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낸다면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선생은 어째서 그들이 자신에게 왔는가를 설명했다.

제 신도들의 대부분이 여성인 건 알고 계세요? 그것도 평범한 가정이 있는 주부. 할머니, 아줌마라고 부르죠. 다들 알 걸요. 그 단어가 작은 비웃음이 담긴 멸칭에 가깝게 쓰이고 있다는 걸.

한 남자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 그들은 가장 사랑받아 마땅할 존재. 가족들에게 자신의 젊음, 미래, 모든 걸 바쳐 사랑을 보내죠.

그들에게도 과거에는 학생, 친구, 세상 속 자기만의 자리가 있었지만. 어느 새 그녀들의 자리는 가족의 곁, 집안의 한 켠이 되어 버리죠. 가족원들이 전부 회사나 학교, 자신들의 세상에 속한 자리를 찾아서 나가게 뒷바라지하지만... 애쓰면 애쓸수록 사회 속에서 그녀들의 자리는 말소되고 말아요. 자신의 자리가 줄어들고 힘이 없어질수록, 그들은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폄하됩니다. 공공시설에서 자리를 차지하려는 그들의 모습을 사람들은 꼴불견이라며 비웃죠. 억척스럽게 사는 걸 한심한 듯한 눈으로 쳐다봐요. 심지어 그들을 가장 사랑해야 하는 존재들조차.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이 진심을 담거나 열중하는 것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사랑하는 자들을 위해서인 게 당연하게 됩니다. 그 사랑들이 보답받을까요?

자식들은 점점 자랄수록 자신들의 세상에 몰두하죠. 학교, 게임, 친구들, 애인. 그녀들은 그런 세상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녀가 겪던 세상과는 너무 달라져 있으니. 회사, 학교, 한 집안에서도 각자 자신이 속한 세상은 따로 있고. 가족만을 자신의 자리, 자신의 세상이라 여기던 그녀들은... 적응하지 못합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들을 돕는 거지만... 그건 이제 너무 당연시되어 짜증 나는 참견밖에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가 사라지는 걸 천천히 느끼는 감각. 그들을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자신이 알던 게 모두 사라졌으니. 돕고 싶어도 어느 새 자긴 아무런 능력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은 추방당하고 추방당해 TV앞에 앉아 싸구려 드라마들의 가짜 인생들을 보면서 위안을 받죠. 수많은 가짜 인생, 가짜 사랑들. 그들은 고립되고 채 열 걸음도 되지 않는 집안에서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지 못합니다.

가끔 그런 자신을 도저히 참지 못하고 뛰쳐 나오는 분들이 제 곁으로 오시죠. 제가 그들에게 어떤 사랑을 주는지 아세요? 그들이 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그들이 주는 사랑에 대답을 해주는 것뿐이에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전 정말로 한 번도 그들에게 제 능력을 사용한 적이 없어요. 물론 그분들이 가족에게 돌아가는 것도 막은 적 없어요. 오히려 그 가족들이 막죠.

웃기는 거 알려드릴까요? 제 신도들의 가족이 오면, 싫다는 신도들을 도살장 개마냥 끌고 가면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뭔지 알아요? 00엄마! 쪽팔리게 왜 이래?! 그들은 애초에 그녀들이 왜 이런 곳에 오는지, 그런 걸 생각지 않아요. 그저 자신들의 부속품을 찾으러 오는 것뿐이죠. 배신? 실망? 안타깝게도 그런 감정을 표현할 단어는 없어요. 그리고 그녀들은 가면을 쓰고 과거의 자신을 지워버리게 됩니다.

이선생은 신도들이 자신을 찾아오게 만드는 당신들이야말로 괴물이라며 광소했다. 그리고 정말 자기 탓을 하고 싶다면, 그런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존재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악에 받쳐 소리쳤다.

가족? 진짜 사랑? 얼마든지 돌려보내 보시죠?! 진짜 괴물들은 내가 아니야!
날 탓하고 싶어?! 그럼 이건 어때!
날 태어나게 해준 사람이 바로 여기에 있어!!
내 엄마를 버린 남자! 그자가 지금 가면을 쓰고 피해자인 척하고 있다고!
김현식 같은 자가 되진 않겠어.
조막만 한 사랑조차 나누지 못해 주변의 모든 걸 상처투성이로 만드는 그런 자가...
세상에 지쳐 주저앉은 자에게 계속 누워 있어도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조건도, 한계도 없는 사랑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겠어.
당신에게도 나누어 주지.
그저 제 곁에 누워서 조건 없는 사랑을 받으며. 편안히 쉬세요.
당신을 사랑해 드리겠어요.

이선생은 능력을 써서 종정 스님을 세뇌시키려 했다...

이선생의 본질

그러나 종정 스님은 너무도 간단히 그녀의 환영을 흩뜨리고는, 이런 게 네놈의 사랑이냐며 조소했다. "김현식을 보고 얻은 결론이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주지 않는 사랑을 강요하는 것이냐."며 한심해하는 종정 스님의 말에 이선생은 김현식 같은 이들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되받아쳤지만, 종정 스님은 돌멩이와 잡초도 서로 부대끼며 상처를 만드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존재는 없다고 재차 반박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존재가 있을까? 함께면서 서로를 상처 주지 않는? 길바닥에 돌멩이와 잡초도 서로 부대끼며 상처를 만드는데? 사람은 상처를 교환하며 살 수밖에 없어. 정도의 차가 있지만 사람은 살면서 누군가를 상처 입히면서 살아가. 그건 어쩔 수 없어. 자의에 의해서, 타인에 의해서, 세상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도, 남을 상처 입혀. 그래. 그건 끔찍한 일이고. 슬픈 일이고... 괴로운 일이야.

하지만 그게 끝인가? 죄를 지은 사람은 이야기 속의 인물처럼 변하지 않는 악당으로 끝나는 걸까? 사람 사이에 관계는 상처만 남는 걸까? 아니. 그렇지 않아. 사람은 노력한다면 용서와 속죄를 할 수 있어. 사람이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게 필연이라면, 그 죄를 속죄하는 것은 도리다. 사람은 계속 살아야 돼. 그리고 살면서 누군가를 상처입히고 속죄하고 용서하며 살아야 한다. 사람의 법도란 그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게 이끌겠다고?! 상처받고 주저앉은 자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겠다고?! 사람은 상처 입히고 받으면서도 계속 살아가야 해! 실패와 후회도 가진 채 아픔을 겪어도 걸어가야만 해! 쓰러진 자에게 다시 일어나서 걷자고 말할 줄 아는 것. 그리고 걷다 다시 실패하고, 또 극복하고, 다시 함께 나아가게 하는 게 사람 사이의 사랑이다.

상처 입은 자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계속 누워 쉬란 것이 사랑이라고? 그딴 건 사랑이 아니야. 기만이다! 제자리에 누워 사랑만을 받는 건 죽은 자가 하는 짓이다.

종정 스님은 이선생은 단지 신도들을 죽은 자로 만들어 믿음의 힘을 빨아먹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넌 네 신도들을 죽은 자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믿음의 힘을 빨아먹고 있어!
죽은 자의 간을 빼먹는 구미호! 그게 바로 네 본질이다!
짐승의 짓거리를 하는 한 넌 결코 성공 못해!
성공 직전의 하나가 모자란 아홉수를 상징하는 존재. 운명적인 실패를 뜻하는 요괴.
그게 네가 가지고 있는 '구미호'란 이름의 뜻. 넌 결코 그 짐승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어!

화가 난 이선생은 "억만 겁이 넘는 환상 속에서 끝없이 고통받게 해주겠다."며 능력을 사용하려 했지만, 종정 스님은 품에 넣어 뒀던 카트릿지를 사용하였다. 그 순간 카트릿지에 깃들어 있던 크로미의 포인트 무버 능력,이 발동하면서 카트릿지와 링크되어 있던 39가 소환되었다. 39는 비스트 테이머 능력으로 거미를 부려 이선생을 공격해 제압했다. 그런데 이선생은 39를 보자 그녀의 진명인 윤지를 언급하며 살갑게 대했다. 39가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냐고 묻자, 이선생은 "네 엄마, 아니 우리의 엄마가 말해줬다."고 대답했다. 이선생은 39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네 안에는 나도 어찌할 수 없는 지옥이 들어있구나."라며 가여워했다. 그리고 39, 아니 동생과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이선생은 추종자의 몸을 벗어나 모습을 감췄다...

왕의 유산

종정 스님은 의식을 잃은 추종자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그토록 대의를 외치며 올바른 척이란 척은 다 했지만, 정작 세상에게 버림받은 이들이 어떤 심정을 품고 있었을지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2] 이선생에게 진짜 사랑 운운하며 훈계를 늘어놓았지만, 이들을 구하는 것을 도외시한 본인 역시 이선생과 다를 바가 없었던 셈이다.

자책하던 종정 스님에게, 39는 밖에 있던 추종자들이 모두 코마 상태에 빠졌다고 보고했다. 그녀는 문득 종정 스님에게 질문을 청했다. "감정이 없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인가요?" 종정 스님은 그 물음에 확실한 답을 해줄 수 없었다. 수많은 책과 사람들을 접하며 가르침을 얻었지만, 사실 그 역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무지를 들킬까 두려워하는 범인(凡人)에 불과했으니까... 종정 스님은 39에게 “모두에게 물어보며 답을 찾자.”고 말했다. 그러면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걸 찾을 수 있겠지. 그래도 알 수 없다면, 산과 강과 나무와 돌에게도 다 물어보면 된다. 분명 그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 만물은 왕의 유산이니까.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든 그녀,가 남긴 것들이니까...[3]
짜릿해 늘 새로워 할배가 최고야[4]

대회(17화)

시간은 흘러 대회 날이 되었다. 파즈는 종정 스님이 준 가면을 착용하고 대회에 출전했다...

각주

  1. (버나드 굿맨에게 헤비버레스 주사를 투여받은)제이콥 로스터가 벌인 짓으로 추정된다.
  2. 이선생이 몸을 빌렸던 그 추종자는 손목에 칼로 그은 듯한 흉터가 여러 개 있었다. 자살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받아준 것은, 대의를 중시하는 무명사가 아니라, 이선생이었다. 종정 스님은 이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쓰러진 추종자를 부축하면서 속으로 미안해했다.
  3. 3기의 부제 'M's Legacy'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4. 3기 2부 15화 베스트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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