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파출소 경찰관 살인 사건

Text-Justify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9월 17일 (금) 13:3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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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의 정보와 몽타주
사건 정보
원인 살인

개요

잠실 파출소 경찰관 살인 사건1996년 8월 9일 오전 5시 20분경,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 잠실 1파출소에 괴한이 침입하여 파출소에 있던 조성호 경사(46, 남)을 둔기로 가격하여 살해한 후, 조 경사가 소지하고 있던 권총 등 무기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파출소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시대가 시대였던지라 결국 이 사건은 27년째 범인을 잡지 못한 채 영구 미제로 남아있다.

사건 상황 및 경위

그 날 어두운 새벽 5시 20분경, 새벽에 순찰을 나갔던 정의석 순경(28, 남)은 순찰을 모두 마친 뒤 파출소로 돌아왔다. 당시 잠실 1파출소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인근 대로변에 위치하여 있었으며, 1995년 12월부터 3교대 근무 시범 파출소로 선정되어 총 7명의 근무자들이 12시간씩 교대로 근무하도록 시스템이 짜여 있었지만, 경찰청 측의‘외근경찰관 순찰근무강화' 지시가 동시에 내려오게 되면서 사실상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외부 순찰을 돌아야만 했다. 즉, 사건 당일 또한 조 경사와 2층에서 자고 있던 일부 대기근무자를 제외한 나머지 경관들은 모두 외부로 순찰을 나갔던 것.

어쨌든 순찰을 돌고 돌아온 정 순경이 1층의 방범원실로 들어갔을 때, 그는 처참하게 얻어맞은 채 피를 잔뜩 흘리며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져 있는 조 경사를 발견하게 된다. 방범원실은 온통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으며, 조 경사의 상태는 매우 위중해보였다. 정 순경은 2층으로 올라가 잠을 자고 있던 임정종 경위(50, 남)을 깨우게 되고, 소식을 듣고 1층으로 뛰어내려온 임 경위는 곧바로 조 경사를 강남시립병원(현 서울의료원)으로 옮기게 된다.

병원에 도착한 조 경사는 뒷머리에 둔기로 가격을 당하여 출혈이 심각한 사태였으며, 결국 도착 직후 급히 뇌수술에 들어갔지만, 결국 조 경사는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하고 사건 당일 오후 4시 10분경,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사건 수사, 그리고 결말

대담한 범인이 경찰 파출소에서 일으킨 매우 무서운 사건이었기에, 경찰청은 사건 발생 직후 모든 경찰서에 갑호비상령을 발령하였다. 더구나 범인은 피해자인 조 경사가 가지고 있었던 38구경 리볼버와 실탄 3발, 공포탄 2발을 훔쳐서 그대로 달아났다. 파출소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총기까지 훔쳐 달아날 정도라는 점에서 이미 범인은 매우 위험한 인물이며, 다른 곳에서 그 무기를 가지고 인명피해를 낼 가능성도 적지 않았기에, 사건 이후 지하철역과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 공공장소에서 소지품 검문 단속을 더욱 강화하였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전담반을 결성하여 본격적으로 수사를 전개하였으며, 우선적으로 2층에서 자고 있었던 임 경위 포함 2명을 조사하였다. 어쩌면 그들은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를 제외하고 범인과 가장 가까이 있었던 인물들이었고, 그들이 무언가를 듣거나 보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그 당시 어떠한 소리도 듣지 못했고 그저 잠만 청하고 있었다고 한다. 더구나 사건 발생 이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정 순경이고 직접 올라와서 이들을 깨울 정도였으니...

한편, 살해 도구에 관한 수사에 관해 얘기를 해보자면, 맨 처음 수사할 때, 범인이 조 경사를 살해하는 데에 사용된 도구는 파출소 안에 있던 소화기로 추정되었다. 방범원실 안에 쓰러져 있던 조 경사의 머리 쪽에 1개의 소화기가 피가 묻은 채 놓여 있었기 때문. 또한 조 경사의 양 눈과 팔 등 몸 곳곳에 심한 멍이 들어 있었으며, 곳곳에 자상을 입고 여기저기에 피가 흥건히 튀어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수사팀은 조 경사와 범인 사이에 치열한 격전이 있었을 것으로 보았으며,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행이라고 추정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 경사의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의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사인은 '두개골 함몰에 의한 뇌손상과 과다출혈'이었다. 또한, 국과수 의견에 따라 범인이 조 경사를 살해하는 데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가 한 번 바뀌게 되는데 바로 리볼버에 사용되는 개머리판. 감정 결과에 따르면 조 경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뒷머리의 치명상을 보면, 소화기와 같은 부피가 큰 물체가 아닌 개머리판 정도의 작은 크기의 딱딱한 물체로 여러 차례 가격당한 끝에 남은 자국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이에 따라 사용 추정 물체는 소화기가 아닌 개머리판으로 바뀐 것이다.

이후에도 이 사건에 대하여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으며, 여러 가지 의문점과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증거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심증은 가득하더라도 물증이 없으면 범인을 전혀 특정할 수가 없었기에 결국 조 경사 주변 인물과 주변 환경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나갔다. 조 경사의 주변 지인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해보기도 했고, 범행 자체는 우발적이더라도 원한이나 채무관계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기에 재산 신고 내용까지 전부 다 조사해봤지만 아무런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당시 유흥업소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관련 업체 관계자가 앙심을 품고 와서 범행을 저질렀으리라는 가능성까지 제기되어 이 가설에 대해서도 대대적으로 수사를 진행하였지만, 역시나 번번히 헛수고만 반복될 뿐이었다. 수사팀 측은 범인에 대한 가장 큰 열쇠가 될 수 있는 머리카락이나 체모 등을 찾아보았으나 조 경사의 것만 번번히 나올 뿐이었고, 파출소 관계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을 5~6개 정도 채취하는 데에 성공하였으나 너무나도 희미하여 누구의 지문인지 전혀 식별이 불가능하였다. 만약 지문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면, 그리고 그게 범인의 지문이었다면 이 사건은 진즉에 해결되었을지도 모를 일.

또 하나의 큰 문제는 범인이 가져간 무기들조차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빼앗긴 무기가 총기였고, 범인이 가져갔을 경우 그대로 총기를 유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지라 수사팀은 무려 300여명의 경찰을 동원하여 파출소 인근은 물론 잠실종합운동장과 한강공원 등을 샅샅이 뒤졌고, 수중탐색까지 동원하면서 무기라도 회수하려 노력하였지만, 결국 28년이 지난 지금도 이 무기들의 행방은 이 사건의 범인과 함께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유일한 목격자

그나마 다행히도,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본 유일무이한 목격자가 있었는데, 그는 바로 파출소 인근 자동차 수리업체에서 대표로 일하고 있었던 윤 씨(50)였다. 아무래도 증거가 매우 부족했고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던지라 목격자도 거의 없었던 사건이니만큼 윤 씨의 등장은 수사를 한결 쉽게 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윤 씨는 사건 당일 오전 4시 20분 ~ 30분경 교통사고처리를 위하여 잠시 파출소에 들렀는데, 그 때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스포츠형 머리와 둥근 얼굴을 가진 1명의 남성이 조 경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증언했으며, 윤 씨가 들어서자 두 사람간의 이야기가 멈췄고, 의문의 남성은 조 경사에게 "형님, 그동안 뜸했소. 나 먼저 갑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파출소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새벽 시간대라 방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만큼, 경찰은 윤 씨가 목격했다는 의문의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가정하고 윤 씨의 증언을 토대로 몽타주를 제작하였으며, 그리하여 완성 및 배포된 것이 바로 위 사건 정보의 사진란에 올려진 몽타주 사진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얼굴 말고도 키가 170cm, 건장한 체격을 보유하였다는 정보 또한 추가되어 언론에까지 공개되었다.

하지만 끝내 사건의 열쇠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파출소에서 경관이 피살당한 사건인만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대대적으로 수사를 벌이며 범인을 간추리려 노력하였으나, 증거도 목격자도 워낙 부족하여 수사는 진전이 없었고 당연히 범인 또한 잡힐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영구 미제로 남다

2011년 8월 9일, 결국 이 사건은 끝내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수사가 종결되었으며, 이제 범인이 자수를 하거나 뒤늦게 검거된다 쳐도 법정에 세울 수 없게 되었다.물론 세워도 처벌이 얼마나 강력할 지는 모르겠다만 이제 어언 발생한 지 27년이 지나고 있는 매우 오래된 사건이지만 여전히 범인의 윤곽은 조금도 드러나지 않고 있고 심지어는 그 때 탈취당한 총기마저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며, 2024년 현재까지도 잠실파출소 경찰관 살인 사건은 대한민국의 지울 수 없는 영구 미제 사건으로 자리하고 있다.

비록 공소시효는 만료되었지만, 여전히 어느 경찰이던 이 사건에 관해 제보가 들어오면 반갑게 받아줄 것이다. 범인을 처벌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혹시라도 이 사건에 관하여 무언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제보하여 수사에 작은 희망이라도 줘보는 것은 어떨까.

사건 이후

아무도 의식하지 못한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한 조 경사. 사건 발생 3일 후인 8월 12일, 서울특별시 가락동의 경찰병원에서 조 경사의 영결식이 치러졌으며, 이제 영영 돌아오지 못할 조 경사에게는 공로장이 추서됨과 동시에 경위로의 1계급 특진이 주어졌다. 조 경사의 시신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착되었다.

물론 시대가 1996년으로 매우 오래 전이긴 하지만, 당시 파출소에 CCTV가 존재하였다면 사건 해결에 큰 실마리가 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점에서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전국 모든 파출소에 CCTV가 설치되었다. 애초에 파출소라는 곳이 무기 등 위험한 물건까지 보관하고 있는 곳인지라 당연히 보안이 철저해야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담

  • 대한민국의 파출소에서, 경찰관이 피살당하고, 무기까지 탈취당한 매우 무서운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타 사건들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기도 하다. 방송이나 언론을 사건 당시 이후로 타지도 않았고, 유튜브에서도 잘 소개되지 않은 사건이라 그런 듯.
  • 사건의 피해자였던 조 경사에 대해 조금 더 서술해보자면, 충청남도 논산시 출신인 조 경사는 안양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여 1975년에 순경으로 경찰복을 처음 입었으며, 당시 22년차였다고 한다. 또한 조 경사가 만약 살아있었다면 지금은 74세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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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대한민국의 살인 사건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