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표절 논란

개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인셉션(2010)》이 츠츠이 야스타카소설(1993)을 원작으로 한 곤 사토시 감독의 애니메이션 《파프리카(2006)》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시된 바가 있다.

표절 논란에 대한 반론

설정의 유사성과 클리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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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 모두 공통적으로 '타인의 꿈에 들어가는 기계'가 메인 소재로 겹치는걸 유사성으로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다만 실제로, 두 작품은 '꿈'을 활용하는 방식과 설정에서는 꽤나 차이를 보인다.

일단 인셉션은 편의상 그렇게 표현하더라도 엄밀히 따져서 사실 '타인의 꿈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설정 상, 꿈을 꾸는 사람은 팀의 멤버 중 한명이고(주로 '설계자'나 설계 계획을 들은 사람), 그 꿈에 표적을 불러들여와 그의 무의식을 '이미 설계된 꿈의 공간' 안에 채워넣게 하는 것 이다. 여기서 그 무의식의 정보(종이나 컴퓨터 문서 형태 등으로 나타남)을 훔칠 수도 있고('추출'), 반대로 무의식 속 깊이 사고나 생각을 주입('인셉션')할 수도 있다. 즉 인셉션에서의 꿈은 '해석 대상'이 아닌 얼마든지 고의적/인위적으로 설계와 통제가 가능한 공간이다.

반면, 파프리카는 꿈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나 표식을 분석해 당사자도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해석한다는 지크문드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을 기반으로 하기에 통제되지 않고 혼잡한 무의식을 그려낸다. 타인의 꿈에 '직접' 들어가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무의식을 탐험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인셉션과는 차이를 보인다. (인셉션은 설계자가 사전에 설계한 꿈의 공간만이 나타남) 작 중에서는 신경불안증 같은 정신병의 원인을 찾아 심리 치료하는 용도로 개발되었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파프리카는 무의식의 해석, 인셉션은 무의식의 고의적 조작.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다.

또한, 이러한 설정은 인셉션, 파프리카를 제외하더라도 이미 얼마든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더 셀 (2000)'의 경우, 기계를 통해 꿈에 들어가 당사자의 무의식을 해석해 심리 치료를 한다는 '파프리카'의 아이디어와, 당사자만이 아는 정보를 꿈을 통해 알아낸다는 '인셉션'의 아이디어가 모두 나온 바 있다.

물론 파프리카 원작 소설이 1993년에 나왔음을 감안해도 계보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Dreamscape (1984)> 라는 영화에서도 기계를 통해 타인의 꿈에 들어가, 무의식에 특정한 생각을 주입한다는 '인셉션'의 아이디어가 나온 바 있다. 해외 평론가들은 오히려 이 Dreamscape를 인셉션의 원조()로 보기도 한다.

즉 이러한 설정은 이미 흔하게 쓰인 클리셰이고, 놀란이 자기가 이런 개념을 최초로 생각해낸 사람이라고 말했다면 비판할 수 있었겠지만 그는 그렇게 말한 사실도 없다. 더군다나 놀란이 워너브라더스에 인셉션 제안서를 제출한 시기는 2001년으로, 파프리카 애니가 개봉하기 전이고 원작 소설이 영어로 출판되기도 전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파프리카와 무관하게 구상한게 맞다고 단정할 수 있다.

또한 가령 '현실과 가상 가짜 현실 중 어느쪽이 현실인지를 구별해야 한다'는 점은 '토탈리콜 (1990)'과 '매트릭스 (1999)'에서, 인셉션의 핵심 주제인 '꿈 속의 꿈'과 비슷한 '가짜 현실 안에 반복되는 가짜 현실'은 '13층 (1999)'과 'eXistenZ (1999)' 등에서도 선례를 찾아볼 수 있다. (반면 파프리카의 경우 '꿈 속의 꿈'이라는 설정이 없다.)

사실 인간이 뭔가를 유사하다고 느낄때 빠지기 쉬운 함정인데 작품에 대한 식견이 좁을 수록 제한된 지식 선에서만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이런 발상을 사용한 작품을 인셉션/파프리카 밖에 모른다면 유사성을 확대해석 하는 경향이 있는 것 이다.

'꿈에 들어가는 기계'란 클리셰를 제외하면 사용된 설정도 크게 겹치는건 없다시피하다. 인셉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타인의 무의식에서 특정한 생각을 추출하거나, 반대로 생각을 주입한다는 점, 꿈 속의 꿈이 반복되며 꿈 별로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점, 가장 깊은 무의식의 세계이며 시간이 가장 느리게 흐르는 '림보', 꿈과 현실을 구분해주는 장치인 '토템', 꿈의 긴급 탈출 수단인 '킥', 무의식의 주인을 지키려 추출자들을 공격하는 꿈의 '투사체' 등, 이와 비슷한 설정들은 파프리카에서 찾아볼 수 없다.

반대로 파프리카에서 핵심 설정이 되는 '주인공이 꿈 치료사로 활동할때 다른 인격(내지는 신분)으로 활동한다'는 점이나, '정신병 치료 목적으로 꿈을 분석한다는 점', '꿈이 현실로 튀어나오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점'도 인셉션에서는 없는 설정이다.

스토리와 장르적 차이

구체적인 스토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인셉션: 미군에서 군사 훈련 목적으로 개발한 '드림 머신'이 생각을 읽거나 심는 악용이 가능해짐이 밝혀져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추출자'라는 신종 산업 스파이 직업이 탄생. 추출자인 코브가 사이토의 의뢰를 받아 팀원을 모집해 피셔에게 아버지에게 물려받을 회사를 파산하라는 생각을 주입하는게 주 내용.
  • 파프리카: 정신 의학 연구소에서 꿈을 통해 심리 치료를 하는 'DC 미니'를 개발. 연구원인 '치바'는 '파프리카'라는 다른 인격으로 '꿈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 DC미니를 도난해 연구소 사람들을 상대로 정신병자의 꿈을 전염시켜 미쳐버리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 치바가 형사 '코나카와'와 함께 사람들을 치료하고 기계를 악용하는 배후를 쫒는 내용.

사실 두 작품은 '꿈 기계'라는 메인 소재만 공통점을 공유할 뿐 스토리의 전개과정에서는 꽤 차이를 보인다. 파프리카는 주인공 일행이 꿈 기계를 개발하여 이를 심리 치료 용으로 쓰고있는데 이걸 정신병자의 꿈을 원격 전송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용도로 악용하는 배후를 찾아 악행을 막는다는 이야기라면, 인셉션은 주인공이 팀 단위로 표적의 무의식에 특정한 생각을 주입하는 범죄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인셉션 기획 시기

놀란 감독은 인셉션을 16살때부터 구상()했었으며, 대본만 9~10년동안 작업했다고 밝혔다. 물질적인 증거만 놓고 보아도 놀란은 8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인셉션의 초안이 되는 '꿈 도둑'에 관한 제안서와 각본을 2001년에 워너브라더스 사에게 이미 제출했었다.() 파프리카 애니 개봉은 2006년 이므로 '기계를 이용해 타인의 꿈에 침입한다'는 발상 자체는 파프리카와 무관하게 구상했던 것이다. 일부 장면의 연출은 차후에 영향을 받을 순 있었더라고 영화 전체가 표절이라느니, <파프리카가 없었으면 인셉션은 안나왔을 것>이라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물론 파프리카의 원작 소설은 1993년에 나왔다지만 소설은 2009년이 되서야 영어로 출판되었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인 놀란이 2001년 당시에 영미권에서는 출판도 안된 소설을 구해서 '일본어'로 읽은게 아니라면 소설을 베끼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한 정작 표절 논란으로 지적된 장면(엘리베이터, 거울 깨기, 호텔)들은 소설에는 없고 애니메이션에만 나온다.

놀란 감독이 곤 사토시 감독이 고소하지 못하게 죽은 이후에 인셉션을 개봉을 한거라는 억측으로 비난을 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놀란은 단지 대규모 영화를 제작하기에 아직 배울것이 더 많다고 판단해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 제작을 먼저 맡게 되면서 인셉션 제작이 뒤로 미뤄진 것이다.

애초에 '곤 사토시 사후에 개봉했다'라는 주장 자체가 거짓인게 인셉션은 2009년 2월에 각본이 매입되어 2009년 6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미국에서는 2010년 7월 16일, 일본에서는 2010년 7월 23일 개봉했을때 까지만 해도 곤 사토시 감독은 살아계셨고, 그 이후인 2010년 8월 24일에 타계하였다.

이런 설이 퍼진 이유는 아마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행보가 놀란 감독의 행보인냥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레퀴엠(2000)'과 '블랙 스완(2010)'은 모두 곤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 블루(1997)'와의 유사성이 지적되었는데, 곤 사토시 생전인 '레퀴엠'때는 오마쥬를 인정했던 대런이 곤 사토시 사후에 개봉한 '블랙 스완'때는 참고 사실을 부인하였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이런 대런의 행동을 '원작자가 사망하자 표절을 발뺌하는 감독'이라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놀란을 같이 언급했기에 착각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셉션은 곤 사토시 생전에 개봉한 것이고 놀란은 표절 논란에 대해 별다른 코멘트를 한 바가 없다.

아이러니 한 점은, 곤 사토시 감독은 2010년 8월 18일에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이 꼽은 TOP 100 영화 중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를 선정한 적 있다. #1#2 이때는 이미 일본에서 인셉션이 개봉한 이후였다.

참고로, 영화의 저작권은 감독 소유가 아니라 제작사/배급사 소유기 때문에 만약 진짜 표절작이었으면 감독 사후라 할지라도 파프리카 제작사/배급사에서 소송이 가능하지만 어떠한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

표절 성립 기준

표절은 단편적인 연출 같은 단순 아이디어가 아니라 전체적이고 구체적인 스토리(전개과정의 결합)가 똑같은지를 봐야한다.

하지만 인셉션과 파프리카는 설정, 스토리, 플롯 적으로는 많은 차이가 난다. 이와같은 표절 논란은 전체 스토리가 아닌 특정 단편적 장면에만 한정되어있다.

<더 셀 (2000) / 오드 너드럼 - 새벽 (1989)>
<더 셀 (2000) / 데미안 허스트 - 모든 것에 내재하는 거짓말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어지는 약간의 편안함들 (1996)>

(특정 장면의 한에 다른 미술 작품들에서 모티브를 따온 '더 셀'의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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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인셉션에서 그나마 사용된 몇 안 되는 공간왜곡의 모티브는 '파프리카'가 아닌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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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에셔의 작품 상대성(1953)에서 영감을 받은 <Labyrinth (1986)>)

다만 단편적인 장면 만으로는 표절 성립 기준이 될 수 없으며 작품 전체가 표절이라고 할 순 없다. 한 두개의 나무가 아니라 숲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 이다.

또한 파프리카가 영상미, 연출적으로 뛰어난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이런식으로 사용된 연출의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놓고 보자면 파프리카만이 유일하게 쓴 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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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64 (1996)>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1998)>



<파프리카 (2006)>

파프리카가 사용한,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는 아이디어의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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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통과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연출. <Alice in Wonderland or What's a Nice Kid Like You Doing in a Place Like This? (1966)> 에서 먼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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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에 비치는 자신이 독립된 자아로써 따로 움직이는 연출. 이 역시 <트윈 픽스 (1990)>나 <메리 포핀스 (1964)>에서 선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식으로 만약 아이디어 하나하나에 저작권을 인정해야한다면 이런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사용한 작품만이 독점하며, 차후 어떤 작품도 이런 연출을 사용할 수 없을 것 이다.

곤 사토시 감독이 천재적인 연출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조차도 모든 연출을 최초로 생각해내거나 기존의 것에서 영향을 아예 안받았을 수는 없다. 실제로 곤 사토시도 데이비드 린치에게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흔적들이 그의 작품에서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1]

Aea779b52d1e2d4b4ae24cdc6964c264.jpg 99c4f0f7f69f399a1114e07279477469.jpg (데이비드 린치의 '트윈 픽스(1990)'와 곤 사토시의 '퍼펙트 블루(1997)')

8ea9af339fb7828511a50100697e3036.jpg (데이비드 린치의 '트윈 픽스(1990)'와 곤 사토시의 '망상 대리인(2004)' 속 오마쥬 장면)

연출적 차이점

737800e2bedb054f4cbb0ffca0269012.jpg Efb533fa5d37edb7ec82571ec91811c7.jpg 정작 도시가 반으로 꺾이거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꿈의 단계별 상호작용 등, 인셉션이 연출적인 면에서 호평을 받은 부분은 파프리카에 존재하지 않으며 반면 파프리카에서 꿈이 현실로 튀어나온 퍼레이드 씬 등의 호평받은 대표적인 연출적 특징 역시 인셉션에서 유사한 장면을 찾을 수 없다. 각 작품이 연출적인 면에서 고유의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

반대로 인셉션 역시 후발 주자들에게 연출적 영향을 준 점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도시가 반으로 꺾이고 휘는 장면은 파프리카에는 없는 인셉션만의 연출이었는데 이는 훗날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많은 참고가 되었다.[2]

이후로도 Ariana Grande - no tears left to cry 뮤직비디오 (2018), 러시아 영화 코마 (2019), 삼성 갤럭시 언팩 2021 등 다양한 곳에서 비슷한 연출을 찾아볼 수 있다. 놀란은 이것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절했다며 문제 삼은 적 없다.

반응 및 입장

리뷰어/언론의 입장

2010년 인셉션 개봉 당시 한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 리뷰어는 인셉션은 충분히 독창적적이고, 파프리카를 베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평했다.

파프리카의 영향을 인정하는 다른 기사들 마저 그나마 '영감을 받았다(inspired)', 즉 모티브 정도로 표현하지 '표절'이라는 과도한 비난 딱지를 붙이진 않는다.

해외 매체 Den of Geek 의 기자 Michael Ahr 는 2021년 8월 13일자 기사()에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은 종종 이전 작품들로부터 공통된 꿈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비난을 받지만, 이 이론들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너진다.' 라면서 '진정으로 혁신적인 영화들이 단지 오래된 개념에 새로운 변주을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불공평하게 '파생작'이라는 비난을 받는다'라고 평하였다. 유사성이 지적되는 장면들은 실제로 같은 효과를 일으키진 않는다며 '곤의 꿈 이야기는 혼란스러운 성격으로, 놀란의 질서정연한 꿈 건축과 거의 유사하지 않다.'고 평했다.

상술한 Den of Geek 기사의 댓글에서도 파프리카 이전에도 비슷한 설정의 작품들을 나열하며 이러한 설정 자체가 흔하게 있어온 클리셰임을 주장하는 여론을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파프리카의 소설 이전에도 꿈이나 꿈으로 들어가는 기계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Dreams are Sacred (1948)>, <The Dream Master 1966>, <Mindplayers (1987)> 및 <Queen of Angels (1990)> 등을 읽어보세요. <Dreamscape(1984)>, <World on a Wire (1973)>, <Nightmare on Elm Street Dream Warriors (1987)> 나 <Brainstorm (1983)> 을 봐보세요. <매트릭스 (1999)>와 <더 셀 (2000)>은 애니메이션 파프리카 보다 먼저 등장했습니다. 그럼 파프리카가 이것들을 다 베낀겁니까? 아니요.
다중 발견이나 동시 발명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 우리가 가진 아이디어가 있고 그것과 관련된 것을 본적이 없음에도, 어떤 사람들은 아마도 그들이 다른 작품을 훨씬 더 좋아해서 자존심이 상했다는 이유로 섣불리 그것을 '훔쳤다'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그들은 단지 그들의 주장에 맞추기 위해 다른 모든 예를 무시하기도 합니다.[3]
— Paradox

놀란 감독의 입장

프랑스 영화 사이트 엑세시프(Excessif) 에서는 2010년에 놀란이 파프리카를 영향을 준 작품으로 꼽은적 있다고 보도한 바는 있었다.[4] 하지만 미국의 Film School Rejects 에서는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놀란이 파프리카의 영향력을 인정했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조사에서 감독의 직접적인 인용문을 찾지 못하였다'고 언급했으며,[5] 실제로 놀란 감독이 파프리카에 대해 직접적인 코멘트를 했다는 인터뷰 기사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놀란이 '표절 논란에 묵묵부답중' 이라고 비판을 가하는 이들도 있으나, 누가 놀란에게 이를 직접 물어보았음에도 놀란이 대답을 회피하거나 '파프리카를 참고한 적 없다'고 부인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놀란에게 이를 직접 질문한 기자나 인터뷰어가 없었으므로 답변할 기회가 없었던 것에 가깝다.

이는 인셉션이 개봉했던 당시에는 파프리카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보니(2007년에 미국에서도 제한적 상영 한게 전부이다.) 유사성 논란이 크게 이슈화 되지 못했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인셉션을 예견한 애니'라며 재조명 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된 탓이 크다.

예를들어 인셉션에서 3단계 설원 장면은 <007과 여왕(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의 오마쥬였다. (놀란은 익히 알려져있듯 007 시리즈의 골수팬이다.) 놀란은 이를 자발적으로 밝힌게 아니라 THE PLAYLIST 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해당 장면이 007과 여왕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하자 흔쾌히 오마쥬 사실을 인정한 것.# 다만 놀란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던 어떤 언론도 파프리카에 대한 질문을 꺼낸 적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놀란이 파프리카를 모티브, 오마쥬 하였다면 그 출처를 단 한번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장면별로 래퍼런스가 된 출처를 일일이 언급하는 감독 자체가 드물다. 후술한 인셉션의 무한 계단도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그림을 모티브 한 것이지만 놀란이 이를 직접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표절이라고 비난받지는 않는다. '더 셀' 역시 일부 미술 작품을 참고해 영화 안에 오마쥬 하였지만 감독이 출처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다.

표절 근거 장면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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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을 주장하는 측이 주요 근거로 사용하는 GIF 짤이다. 이 짤이 커뮤니티에 떠돌면서 정작 두 영화를 모두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이 짤만 보고 표절이라 단정하는 경우도 많았다. 다만 이 GIF짤에는 여러 문제가 있는데 일단 두 영화 모두에 강한 빨간색 필터를 씌워놓아 마치 '색감' 까지도 똑같은 것 처럼 왜곡을 하고 있으며 자세한 전, 후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짜집기 된 장면만 단편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직접 영화를 보지 않으면 세세한 차이점을 알기 어렵다.

사실 이런식의 단편적인 장면 짜집기는 아래 예시처럼 장면의 전후 과정이나 스토리, 설정등은 전혀 다르더라도 얼마든지 비슷하게 끼워맞출 수 있다.

<로스트 룸 (2009)> <별에서 온 그대 (2013)>

  •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남자가 갑자기 문밖으로 뛰쳐나간다.
  • 경찰이 이를 뒤쫒아 바로 문을 열지만 남자는 온데간데 없다.
  • 경찰이 CCTV를 확인해보니 남자가 문을 열때 안쪽 CCTV에서는 문이 열리지만 바깥쪽 CCTV에서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경찰이 문을 열때만 정상적으로 양쪽에서 열렸다.
  • 남자가 문을 열때는 다른 문과 연결되었지만 경찰이 문을 열때는 그대로 원래 공간이 나왔기 때문.

이와같이 전체 스토리는 전혀 다른 작품간에도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특정 장면만 편취한다면 얼마든지 유사성을 짜집기 할 수 있다. 따라서 단편적으로 편집된 일부 클립이나 장면만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섣부를 수 밖에 없다.

1. 공간/거울을 깨뜨리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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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빨간 의상이나, 장면 구도등이 유사하기 때문에 실제로 거론된 장면중에서는 그나마 인셉션이 참고했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 장면이기는 하다.

다만 단편적인 영상의 구도가 아닌 실제로 사용된 아이디어를 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파프리카는 애초에 거울도 아니며 '공간' 자체가 깨지는 것이고 깨진 부분이 다른 꿈의 공간으로 이어진 반면, 인셉션은 '거울'이라는 물리적인 물체가 깨지는 것이고 마주본 무한 거울을 깨뜨리니 무한 다리가 '실체화' 되었다는 연출이다. 실제로 '깨짐 이후'의 장면을 보면 그 효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위 GIF 짤은 깨는 장면만 보여주고 그 이후는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고있어서, 영화를 직접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두 장면간에 아무런 차별점이 없는 것 처럼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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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케인 (1941)>에 등장하는 마주본 무한 거울

'거울 넘어의 세계'에 이공간이나 또다른 현실성을 부여한다는 설정은 꽤 오래된 아이디어이다. 인셉션은 여기에 현실의 엘리베이터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마주 본 무한 거울'을 접목해 거울을 깨뜨리니 '거울 속 풍경으로만 존재하는 불가능한 무한한 구조'가 실체화 된다는 발상으로 이어진 것 이다. 이는 파프리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디어 이다.

스토리 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당시 파프리카는 정신이 침식된 '타인의 꿈'에 들어가 주변을 조사하던 도중 '우연히' 공간에 금이 간 부분을 발견하고 그것이 다른 꿈과 이어져있음을 알아내 들어가 탐사한다. 인셉션에서는 코브로 부터 루시드 드림으로 꿈을 조종하는걸 배우는 아리아드네가 '자신의 꿈'에서 '의도적으로' 마주본 무한 거울을 만들어 어디까지 꿈을 컨트롤 할 수 있는지 시험해본 것.

만약 특정 아이디어가 인셉션 - 파프리카 단 두 작품에서만 유일하게 사용되었고 그것이 여러개라면 표절이라 부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표절이라 거론되는 것 중 어느 하나도 단 두 작품에서만 유일하게 쓰인 경우는 없다. 전부 다른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 경우도 사실 인셉션이 나오기 이전,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공간을 깨뜨리자 다른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훨씬 비슷한 장면이 한 뮤직 비디오에서 이미 쓰인 적 있다. [표절 성립 기준] 챕터에서 몇가지 예시를 든 바와 같이, 어느 아이디어를 어느 한 작품만이 유일하게 쓴 경우는 세상에서 거의 없다. 비슷한 아이디어가 시간이 흐를 수록 여러 작품에 걸쳐 사용되고 또 사용된다.

인셉션이 파프리카를 참고했을지, 이 뮤비를 참고했을지, 직접 생각해낸게 우연의 일치로 겹쳤을지는 놀란의 코멘트가 없는 이상 일반 대중은 알지 못하겠지만 어느쪽이든 단순한 장면 구도 만으로 표절을 논하긴 어렵다는 것 이다.

또한 굳이 따지자면 공간을 유리처럼 깨뜨리는 연출 자체도 특정 작품에서 한정적으로 쓰인 아이디어가 아닌 여러 SF 작품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클리셰 이기도 하다.

파일:99be262b6e4c2db8504edcb2e422082a.jpg 게임 <퀀텀 브레이크 (2016)>

파일:E4cf8acb9fdf62a53411bc2e00631906.jpg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2016)>

2. 꿈 속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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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과 파프리카 모두 '엘리베이터 층 별로 꿈의 공간을 나누는 장면'이 등장 하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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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이 아이디어 역시 파프리카가 원조가 아니다. 그 이유는 이 아이디어가 1999년 12월 8일에 출간된 짱구는 못말려 25권(ISBN: 4-575-93661-8), <덩달아 우는 세일즈맨> 에피소드에서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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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짱구 아빠는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 기계를 샀다가 꿈이 너무 마음에 들어 현실을 포기하고 거기서 살기로 마음먹고, 24시간을 넘기면 영영 깨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나머지 가족들이 짱구 아빠를 설득해 깨어나도록 꿈에 들어가는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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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진정한 행복의 층', '여자들만의 수영대회 층', '영화 주인공이 되는 층', '비지니스 성공 층'등 각 꿈의 상황들이 엘리베이터 층 별로 나뉘어있는 묘사가 나온다. 엘리베이터 승무원에게 층을 말하면 거기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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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대부분의 층들은 실존하는 상황이 아닌 영화 주인공이 되는 등의 가상의 상황들이지만 유일하게 '진정한 행복의 층'은 짱구 엄마가 짱구를 출산했던 '실제 기억'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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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피소드는 2016년에 "아빠가 안 일어나요(父ちゃんが起きない!?)" 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화 된 바는 있지만, 원작이 된 짱구는 못말려 25권은 1999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여전히 2006년에 나온 파프리카 보다 앞선다.

물론 파프리카는 1993년 원작 소설이 있지만 꿈의 공간을 엘리베이터로 나누는 장면은 물론이고 후술할 공간 깨는 장면, 호텔 왜곡 장면 등은 원작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애니메이션만의 연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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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에서 현실에서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그나마 꿈에서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 유일한 장면은 2권 p84~p85 이 있지만 이는 애니메이션의 해당 장면과는 전혀 상관없는 장면이다.)

파프리카의 엘리베이터 씬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어드벤처 존', '서스펜스 존', '로맨스 존', '스페셜 존'등으로 상황에 따른 층 이름들이 존재.
  • '타잔'이 되는 층 처럼 똑같이 '영화 주인공이 되는 층'이 있음.
  • 엘리베이터 승무원에게 층을 말해 이동하는 방식.
  • 다른 층들은 전부 가상의 상황이지만 유일하게 '스페셜 존'만이 형사가 담당한 살인사건 피해자 살해당하는 '실제 기억'.

반면 인셉션의 엘리베이터 씬은 다음과 같다.

  • 층 별로 이름은 없음.
  • 엘리베이터 승무원 없음.
  • 한 층이 아니라 모든 층이 아내와 나눈 실눈 '실존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음. (가상 상황 X, 영화 주인공이 되는 상황 X)

이렇게 봤을땐 오히려 파프리카가 짱구는 못말려의 엘리베이터 씬과 더 유사하다. 곤 사토시 감독도 딱히 짱구를 참고했다고 인정한 적 없다.

파프리카 이전의 사례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흔하게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반증이 되며, 설령 인셉션이 파프리카에서 모티브를 따온게 맞다고 가정해도 애초부터 파프리카가 원조가 아니기 때문에 '내 아이디어를 인셉션이 훔쳐갔다!' 라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파프리카 역시 짱구를 표절한 것이 된다.

특정 층이 남주의 트라우마를 반영한 층이라는 유사성도 있긴 하나 남주의 트라우마나, 엘리베이터 장면이 각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스토리 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 남주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아는지와 트라우마가 꿈에 직접 반영되는지의 여부
    • 파프리카의 형사: 본인의 트라우마를 뭔지 모름. (실제로는 기억에서 잊혀진 고등학교 친구와 관련된 내용이다.) 꿈 속에 등장하는 상황은 실제 트라우마를 다른 표식(살해당하는 피해자)으로 우회해서 보여줌.
    • 인셉션 코브: 본인의 트라우마를 명확히 앎. 트라우마의 주체인 아내 멜이 직접 등장.
  • 남주가 엘리베이터를 고의로 설계했는지의 여부
    • 파프리카의 형사: 엘리베이터는 자신의 무의식이 '비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
    • 인셉션 코브: 기억을 저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설계함.
  • 남주가 여주에게 트라우마를 숨기려 했는지의 여부
    • 파프리카의 형사: 어떤 기억이 트라우마를 유발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파프리카에게 자신의 꿈 분석을 의뢰한 장본인.
    • 인셉션 코브: 멋대로 자신의 꿈에 난입한 아리아드네에게 트라우마가 된 기억을 보여주려 하지 않음.
  • 해당 엘리베이터 장면이서 각 캐릭터의 역할
    • 파프리카의 파프리카: 형사의 무의식을 안내하는 역할을 함. 엘리베이터를 강제로 몰고간건 형사의 무의식 그 자체.
    • 파프리카의 형사: 트라우마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스스로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역할로, 형사의 트라우마 층에 도달한 것은 형사 본인.
    • 인셉션의 아리아드네: 코브가 숨기려는걸 강제로 들춰내려는 역할로, 엘리베이터를 강제로 몰고가 코브의 트라우마 층에 도달한건 아리아드네.
  • 해당 엘리베이터 장면을 통해 여주가 남주의 트라우마를 알게되었는지 여부
    • 인셉션의 엘리베이터 씬: 아리아드네(여주)가 코브(남주)가 가진 트라우마가 아내 멜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중요한 장면.
    • 파프리카의 엘리베이터 씬: 애초에 형사(남주)의 트라우마 층에 도달한건 파프리카(여주)가 아니라 형사(남주) 본인이다. 또한 형사의 트라우마 상황(살해당하는 피해자)은 총 3번에 걸쳐 나온다. 엘리베이터라는 수단 안에만 종속된게 아니라 어떤 꿈을 꾸고있어도 갑자기 난입할 수 있는 기억이어서 엘리베이터로 등장하는건 2번째 뿐이고 1,3번째는 엘리베이터와 무관하게 등장한다. 영화 초반 파프리카는 이미 엘리베이터와 무관하게 첫번째 꿈을 녹화해놓은걸 분석해서 이미 남주의 트라우마 표식을 알고 있는 상황이다. 즉 파프리카 에서는 엘리베이터 씬이 여주가 남주의 트라우마를 알게된 장면이 아니다.

3. 호텔 복도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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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 단순히 배경이 호텔 복도라는 이유만으로 짜집기 된 것으로 실제로 파프리카는 바닥이 출렁거리는거고 인셉션은 복도의 중력이 360도로 회전하는 것이라 전혀 다른 아이디어이다.

파프리카의 경우 과거 친구와 영화촬영 하던 기억과 현재 형사가 쫒고있는 살인사건 범인을 뒤쫒는 상황이 합쳐진 상황인데 인셉션은 아서가 무중력 상태로 피셔의 무의식을 지키려는 꿈 속 투사체와 서로 맞붙어서 싸우는 장면이라 상황이나 스토리 적으로도 유사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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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아서가 무중력 상태로 부유하는걸 짜집기하여 유사성으로 지적하는 의견도 있으나, 전자는 형사가 맡은 살인사건 피해자가 총 맞고 쓰러지는 장면의 슬로우 모션, 후자는 아예 무중력이 된 것으로 설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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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파프리카는 총 맞은 피해자가 쓰러지는 장면이 저 한 구도밖에 없지만, 인셉션은 많고 많은 무중력 장면 중에서 비슷한 각도 딱 하나만을 악의적으로 골라서 끼워맞춘 것 이다.

정작 '호텔에서 360도 중력 회전' 연출은 파프리카에 있지 않고 그보다 훨씬 먼저인 1951년 '로얄 웨딩'이라는 뮤지컬 영화에 있다. 이 외에 중력이 360도로 회전하는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 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연출이다. (놀란이 직접 로얄 웨딩을 참고했는지는 불분명하나, 그만큼 영화계에 흔한 래퍼런스 라는 것.)

실제로 해외 영화팬들()이나 뉴스()들은 인셉션 호텔 장면의 원조를 논할때 로얄 웨딩을 손꼽았다. 파프리카는 중력 회전이 아니라 (표절론자들 빼면) 아예 거론조차 되지도 않았던 장면.

잘못된 허위 사실들

싱크 왜곡 GIF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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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에서 표절의 근거로써 여러차례 인용된[6] Tumblr발 GIF 이미지이다.

파프리카의 경우 실제 장면이 맞지만(46분 14초, 블루레이 기준), 인셉션의 경우 실제론 길게 꿈을 꾸는 장면인데 파프리카 기준에 싱크를 맞춰 빠르게 지나가는 것 처럼 편집된 장면이다. (원본은 인셉션의 블루레이 기준 43분 40초)

리그베다/나무위키 발 억지주장

한동안 나무위키의 <파프리카(애니메이션)> 문서 문서에서는 상기 지적된 위 3장면 외에도 양탄자에 드러눕거나 술을 마시는 장면, 꿈 속의 꿈을 주요하는게 유사하다는 주장을 하였고 덤으로 인셉션 때문에 파프리카 실사화가 무산되었다는 허위 루머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2013년에 리그베다 위키에서 처음 서술된 이후로 나무위키에 이르러 2020년까지 7년간 아무런 검증없이 유지되어있었고 이런 주장들이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 등지에서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인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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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장방의 양탄자/사이토가 드러누운 카펫?

인셉션에서 사이토는 자신의 비밀 아파트의 카펫이 원래 알고있던 재질이 아니라는걸 알아내고 이것이 꿈임을 간파해낸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일종의 토템으로 쓴 것이다. 파프리카에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이후, 오사나이가 땅 아래로 빨려들어가자 이누이가 그걸 뒤따라간 이후 거대 괴수로 솓아나게 된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용도로 쓴것도 아니고 설정이 전혀 다른데 자세한 설명없이 '바닥 카펫에 드러누웠다'라는 상황만을 유사성이라고 억지로 꾸겨넣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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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사에게 술 따라주는 장면/피셔 옆에서 술을 마시는 코브?

이 역시도 '술을 마신다'는 지극히 평범한 상황을 억지로 엮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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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 속의 꿈을 주요하게 사용한다?

이는 아예 명백하게 거짓말로, 파프리카 에서는 인셉션 같은 '꿈 속의 꿈'이라는 개념이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파프리카에서 '깨어난줄 알았는데 아직 꿈이었다'라는 장면이 있고, 인셉션에서도 사이토가 2단계 꿈에서 깨어나 1단계 꿈으로 돌아와 '깨어난줄 알았는데 아직 꿈이었다'하는 장면이 있다. 다만 파프리카의 경우 '꿈에서 깨어난 상황의 꿈을 꾸는' 것, 즉 거짓 깨어남(False awakening) 라는 위키피디아 문서도 존재할 정도의 실존하는 꿈 현상이고 인셉션 같은 '꿈 속의 꿈' 이라는 설정은 아니다. 하나의 같은 꿈인데, 단지 깨어나는 순간으로 장면만 전환된 것 이다. 이마저도 파프리카는 1회성 연출에 그치기 때문에 '주요하게 사용한다'에도 어폐가 있다.

The.Cell.2000.1080p.BluRay.H264.AAC-RARBG.mp4 20201209 062914-tile.jpg 게다가 '깨어난줄 알았는데 아직 꿈이었다'는 <더 셀>에서도 사용된 꿈을 주제로 한 작품에선 흔한 클리셰이다.

이 외에 나무위키는 한동안 '인셉션' 문서에서 '표절 논란' 문단까지 만들어가며 도시가 붕괴되는 장면이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서술은 r706(2019-09-12) 에 추가되어 r836(2021-02-22) 에서 삭제될때까지 마찬가지로 1년 가까이 유지되었고 이후 인터넷에서 '도시가 붕괴되기 때문에 표절이다'라는 주장이 여럿 인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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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도시?

단순히 무너진 도시가 등장했다고 표절이라 하는데 이 논리라면 모든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를 표절로 만들 기세이다. 차라리 무너진 이유라도 같다면 모를까, 파프리카에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 이누이가 거대 괴물이 되어 나타났기에 현실의 도시들이 붕괴된 것이고 인셉션은 코브가 멜과 림보에 지내면서 설계해놓은 도시를 (림보 시간 기준) 몇십년만에 다시 찾았기 때문에 부식된 상태인 것이다.

파프리카 실사화 무산 관련 루머

이것도 국내 인터넷에서 표절설을 주장하는 측이 놀란 감독을 비난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퍼트린 나무위키 발 악성 루머이다.

파프리카의 실사화 소식은 2009년 8월 10일, 영화 웹사이트 Moviehole을 통해 처음 보도되었다. 독일의 영화감독 '볼프강 페테젠'이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것 외에 세부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셉션은 이미 이보다 일찍인 2009년 6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페테젠이 파프리카와 관련해 마지막으로 소식을 업데이트 한 것은 2010년 3월 25일 나눈 MTV 와의 인터뷰로 각본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프로젝트가 진행중임을 밝혔다. 이 기사들 어디에도 인셉션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파프리카의 무산 사유는 인셉션하고는 전혀 무관한 이유에서였다. 같은 MTV 뉴스에 의하면 파프리카의 소식을 전한지 4일만인 3월 29일, 페테젠 감독은 파프리카 대신 '업라이징'이라는 외계인 SF 작품을 차기작을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파프리카는 뒤로 미뤄졌고, 이후 추가 업데이트 소식이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흐지부지 된 것 이다.

이는 2010년 7월 인셉션이 개봉하기도 전에 이미 알아서 벌어진 일들이다. 만약 인셉션이 2010년 1월 부터 트레일러 등을 공개하였기 때문에 무산된거라고 한다면 2010년 3월 25일자 기사에서 먼저 중단 소식이 떴어야 맞다.

애초에 3월 25일자 시점에서 영화사도 확정되지 않고 각본조차 완성되지 않았다고 한 것을 보면 단순 기획 단계에서 무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영화계에서 흔하게 있는 일로, 당장 페테젠 감독이 파프리카를 뒤로 밀으면서 먼저 찍으려한 '업라이징' 조차도 세상에 못나오고 무산된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외계인 SF물인 업라이징의 무산 조차도 인셉션 탓이라고 억지 부릴게 아니라면 말이다. 페테젠 감독의 다음 필모그래프는 이들과 전혀 무관한 작품으로 2016년이나 되서야 나왔다.

페테젠 본인은 무산 사유에 대해서 직접 언급한적도 없고 인셉션을 입에 담은적은 더더욱 없음에도, 이런 루머가 퍼진 이유는 영화 블로그 '슬래쉬 필름'에 올라온 2010년 3월 25일자 글()을 오독한 것이다. 블로거가 페테젠 감독 본인과 인터뷰를 한것도 아니고, 심지어 인셉션 때문에 파프리카가 무산되었다는 글은 더더욱 아니었다. 오히려 아직 파프리카 기획이 진행중일 2010년 3월 25일 당시 MTV의 뉴스를 인용하여 소식을 전한 블로그 글일 뿐이며, 단순히 '마찬가지로 꿈을 주제로한 영화인 인셉션과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적 소감을 덧붙였을 뿐이다.

더군다나 페테젠이 소유한 파프리카의 판권은 '원작 소설'로 애니메이션판이 아니다. 상술했듯, 유사성이 지적되는 연출은 원작 소설에는 없는 애니메이션만의 연출이었기에 인셉션 때문에 소설 리메이크가 무산되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기타 다른 논의

더 셀과 파프리카의 유사성

<더 셀 (2000)>도 꿈과 무의식을 시각화해낸 것으로 유명한 작품으로, 사실 파프리카는 인셉션 보다는 혼란스럽고 기괴한 무의식의 잔재와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초현실주의적 연출이 닮은 더 셀과의 방향성이 더 유사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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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와 더 셀 모두

  • '꿈에 들어갈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한 연구소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 꿈 치료사가 주인공
  • 정신병을 앓고있는 환자의 꿈에 들어가 심리 치료를 하는 일을 하고있고, 영화의 시작 자체가 이 환자를 치료중인 꿈속에서부터 시작함.
  • 타인의 꿈에 들어가는 일 자체가 아무나 쉽게 못하는 일이지만 여주만이 이 일에 특화된 유능한 연구원.
  • 현재 치료하던 환자와는 별개로 어떤 사건이 벌어져 기존 환자 치료는 잠시 접어두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데 전념하게 된다는 점,
  • 그 사건과 관련해 꿈에 침식당해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발생해 그 사람의 꿈에 들어간다는 점,
  • 꿈의 주인이 가진 트라우마가 꿈 속 상황에 반영된다는 점,
  • 여주가 '꿈에서 깬 줄 알았는데 여전히 꿈이었다'라는 연출이 나오는 점,
  • 꿈 속에서 여주도 침식당해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남주도 꿈에 들어가 구해준다는 점,
  • 심지어 그 남주의 직업이 경찰이라는 점,
  • 구해주는 과정에서 둘이 꿈 속에서 키스를 나눈다는 점.

등의 공통점들이 있다. 만약 더 셀이 운나쁘게 파프리카보다 늦게 나왔으면 억울하게 표절이라고 욕먹었을 수준이다.

물론 파프리카는 1993년 원작이 있기에 더 셀을 따라한 것은 아니고, 더 셀 역시 파프리카 원작 소설을 참고했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더 셀의 감독인 타셈 싱은 인도인으로, 파프리카 원작 소설은 인도권에서 출판된 기록은 확인되지 않으며, 영어권 출판은 상술했듯 2009년에 처음 이루어졌다. 2006년 애니화 되기 이전에 원작 소설의 글로벌적인 인지도는 전무했다.

서로 참고했을 가능성이 없는 두 작품이 이렇게 유사성을 보이는 것 만으로도 '기계를 통해 타인의 꿈에 들어가, 무의식에서 어떠한 작업을 한다'는 아이디어가 얼마나 클리셰적이고 우연히 겹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도날드 덕 만화와의 표절 의혹

도날드 덕 만화중 하나인 <Uncle Scroose in the dream of a lifetime (2002)> (일생의 꿈을 꾼 스크루지 삼촌)를 표절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여기서 도둑들이 꿈에 들어가는 기계로 스크루지라는 캐릭터의 꿈 속에 들어가 현실에서 그가 가진 금고 비밀번호를 알아내려는 과정을 담고있다.

다만 상술했듯 특정한 생각을 주입하기 위해서 타인의 꿈에 들어간다는 설정은 <Dreamscape (1984)> 에서, 현실에서는 자고있는 누군가에게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그의 꿈에 들어간다는 설정도 <더 셀 (2000)>에서 먼저 나온 바 있으므로 해당 만화도 이런 설정의 원조라고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놀란이 이미 2001년에 '꿈 도둑'에 관한 기획을 워너브라더스에 제안했기 때문에 2002년에 나온 도날드 덕 만화의 설정을 베낀다는건 불가능하다.

이 외에 해당 만화의 표절설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과장, 왜곡되어 끼워맞춰진 부분들도 적지 않다. 일례로 표절 논란에서는 도날드덕 만화에서도 똑같이 '꿈 속의 꿈'이라는 설정이 나온다고 주장되었으나 확인결과 꿈이 아예 다른 상황으로 전환되는 것일 뿐 인셉션 같은 꿈 속의 꿈이라는 설정이 아니었다.

각주

  1. 물론 그 퍼펙트 블루 역시 대런이 레퀴엠과 블랙 스완에서 오마쥬로 써먹었다는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부분. 영향이라는 것이 결국 그만큼 돌고 도는 것이라고 보면 될 듯 싶다.
  2. 닥터 스트레인지의 감독 스콧 데릭슨은 트위터를 통해 인셉션은 연출적으로 놀라온 작품이라며 자신이 '베낀 것(imitate)은 아니지만,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영감(inspired)을 받았다고 밝혔다.
  3. Not only that but way before Paprika's novel, for example, there were other stories with machines to enter dreams or about entering dreams. Read Dreams are Sacred 1948, The Dream Master 1966, Mindplayers 1987 and Queen of Angels 1990. Watch Dreamscape, World on a Wire 1973, Nightmare on Elm Street Dream Warriors and Brainstorm. Matrix and The Cell appeared before the anime. Paprika ripped all the aforementioned then? No.
    Multiple discovery or simultaneous invention can also happen. Sometimes we have ideas and we haven’t even seen something related to that but some people are quick to call it "stealing" just because it probably hurts their ego since they like something else a lot more, and they even sometimes ignore all those other examples just to fit their narrative.
  4. Les liens avec Inception : Christopher Nolan le cite comme l'une des principales influences et s'est inspiré du personnage principal pour peaufiner le personnage joué par Ellen Page, une architecte de l'esprit qui se prénomme Arianne (en théorie, la référence saute aux yeux).
    (인셉션과의 관계: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파프리카)를 주요 영향 중 하나로 꼽았고, '아리아드네' 라는 엘렌 페이지가 연기하는 정신 건축가인 캐릭터를 구체화 하기 위해 주인공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이론상 참조 사실이 분명 눈에 띈다.)
  5. Though some sources claim Nolan has been quoted admitting Paprika’s influence, I could not track down said quote from the director in my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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