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시차

연주시차 모식도

연주시차(Parallax, 年周視差)는 특정 천체의 겉보기 위치가 지구의 공전으로 벌어지는 시선 변화의 크기를 말한다. 이는 지구가 태양을 공전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보통은 가까운 항성을 대상으로 측정한다.

1838년 프리드리히 베셀백조자리 61를 관찰하여 최초로 연주시차를 측정해 내었다.

정의[편집 | 원본 편집]

어떤 항성이 1년동안 천구 상에서 찌그러진 원 모양을 그릴 때, 긴 반지름을 기준으로 한 각거리가 연주시차이다.

연주시차의 크기를 [math]\displaystyle{ \theta }[/math]라 할 때, 지구(또는 태양)에서 해당 별까지의 거리는 [math]\displaystyle{ D=\frac{1\text{AU}}{\theta} }[/math]이다. 여기서 단위를 변형해서 연주시차의 단위를 , 거리의 단위를 파섹으로 잡아 놓으면 [math]\displaystyle{ D=\frac{1}{\theta} }[/math]이다.

그런데 단위를 통상 쓰는 초각으로 쓰면 측정값은 언제나 1 미만, 즉 0.***과 같은 값이 나온다. 이토록 숫자가 작기에 천문학에서는 연주시차의 단위를 천 분의 1 크기인 밀리초각(mas)으로 많이 쓴다. 실제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도 연주시차가 0.76초각으로 매우 작다.

지구의 공전에 따른 별의 시선 변화 모양은 황도와의 위치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 황도에 가까운 별들은 천구에서 직선에 가까운 궤적을 그린다.
  • 황도의 북극 또는 남극에 가까운 별들의 천구 상 자취는 원에 가깝다.
  • 그 외 중간 영역에 있는 별들은 원이 중간 수준으로 찌그러진다.

실제 별의 움직임[편집 | 원본 편집]

그런데 별이라고 해서 자리가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수 년 동안 별의 겉보기 움직임을 살펴보면 연주시차 뿐만 아니라 고유운동의 영향으로 천구 상에서 전화선이나 용수철 나선 마냥 구불구불한 모양을 그린다. 여기에서 가까운 별들이 하늘에서 어떻게 위치를 옮기는지를 알 수 있다.

고유운동이 느리면 별은 원에 가까운 궤적을 그리지만, 접선 방향 속도가 빠르면 나선꼴은 길게 늘어진다.

게다가 별의 위치를 측정할 때에는 지구의 세차운동에 따른 적도좌표계 원점의 이동[1]이나, 지구 공전에 따른 광행차 현상[2] 등도 보정해야 한다.

오차 및 한계[편집 | 원본 편집]

연주시차로 거리를 측정할 때에는 별빛을 직접 받아서 좌표를 찍기 때문에 광학적 오차가 반드시 따라온다. 우주공간에서 측정한다면 지구 대기에 따른 흔들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지만 망원경의 분해능 등에 따른 오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령 어떤 별의 연주시차와 오차의 한계가 각각 [math]\displaystyle{ \theta, \Delta }[/math]라면, 거리의 범위는 (초, 파섹 기준) [math]\displaystyle{ \frac{1}{\theta+\Delta} \leq D \leq \frac{1}{\theta+\Delta} }[/math]이며, [math]\displaystyle{ \Delta \ll \theta }[/math]이면 [math]\displaystyle{ D \approx \frac{1}{\theta} \pm \frac{\Delta}{\theta^2} }[/math]와 같이 쓸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크기의 각 오차라도 측정된 연주시차가 절반이면 거리 오차는 4배로 벌어진다. 또한 오차의 한계가 측정값의 10% 이상이면 거리 계산 시 유효 숫자는 단 하나밖에 없다.

연주시차 및 고유운동 측정 목적으로 발사된 히파르코스 위성은 측정 오차가 대략 밀리초각 단위이다. 현재 정밀도로는 100파섹 이상의 별을 연주시차로 정확하게 측정하기 매우 어렵다.

물론 기준이 되는 지구 대신 궤도가 더 큰 천체(화성이나 목성 등) 옆에서 돌면서 각을 더 크게 벌릴 수는 있지만, 공전 주기만큼 측정 소요 시간이 길어지면 효율은 되려 떨어진다. 더욱이 천체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별의 광도, 변광 주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기에 굳이 타 천체에서 측정을 시도할 이유는 없다.

태양계 내 천체[편집 | 원본 편집]

망원경으로 어떤 천체의 움직임을 관측할 때, 이 점의 연주시차가 특이하게 크다면, 즉 1광년(오르트 구름)보다도 가깝게 측정된다면 태양계 내부에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카이퍼 벨트나 그보다 먼 영역의 왜소행성의 경우 겉보기등급이 10등급 밑으로 내려가며, 어두운 별과 마찬가지로 점으로만 찍혀서 사진 하나로는 항성과 구분이 잘 안 간다. 빛의 스펙트럼으로 구분할 수도 있지만 연주시차의 크기로 어렵지 않게 식별할 수 있다.

어떤 천체가 태양으로부터 57.3AU 떨어져 있으면 이 천체의 연주시차는 1도, 3438AU 거리이면 1분각이다. 망원경으로 관측 가능한 웬만한 왜소행성들은 연주시차가 1분을 훨씬 상회하며, 세드나의 경우도 원일점 거리는 1000AU를 넘지 않는다.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 지동설
  • 파섹 ― 연주시차가 1초가 되는 거리로 약 3.26광년이다.
  • 고유운동 ― 연주시차와 마찬가지로 위치천문학에서 중요한 측정 변수이다.
  • 가까운 항성 목록 ― 연주시차가 가장 큰 별들의 목록이기도 하다.
  • 히파르코스 목록 ― 히파르코스 인공위성으로 연주시차를 정밀하게 측정한 가까운 별들의 목록이다. 식별자는 HIP.

각주

  1. 1년에 50초씩 이동
  2. 1년에 20초씩 흔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