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우환

사람
근심할
근심

한문처럼 직역하면 아는 자(識者)의 우환(憂患). 아는 것이 많으면 그만큼 걱정도 많아진다는 의미로, 우리말로 풀이한 속담인 아는 것이 병이다와 동일한 고사이다.

실제로 고지능자는 세상의 불합리성을 파악하는 능력이 좋고, 그를 위한 배경지식이 풍부해 세상의 어두운 면을 더 많이 보게 되어 일반인보다 행복 지수가 떨어진다고 한다.

유래[편집 | 원본 편집]

소동파[편집 | 원본 편집]

송나라의 유명한 시인인 소식(소동파)이 지은 석창서취묵당시(石蒼舒醉墨堂詩)의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人生識字憂患始
사람이 태어나서 글자를 알게 된 이후부터 걱정이 시작되니
姓名粗記可以休
자신의 이름이나 제대로 쓸 줄 알면 그만이거늘
何用草書誇神速
글자를 잘 쓴다하여 무슨 소용이랴
何用草書誇神速
책을 펼쳐들든 멀쩡한 사람들을 당황시킬 뿐이지
— 석창서취묵당시

삼국지연의[편집 | 원본 편집]

삼국지연의에서도 언급되는 고사로, 서서유비를 떠나는 상황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등장한다.

형주 정벌을 앞두고 전초전 성격으로 유비를 토벌하라고 보낸 조인이 예상외로 크게 패퇴하였고, 이에 조조는 유비의 곁을 보좌하는 서서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조조는 유비의 브레인 역할을 하던 서서를 어떻게든 떼어놓으려고 많은 방법을 동원하였으며, 조조의 참모인 정욱은 서서의 어머니가 조조의 세력권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서 또한 효성이 지극하다는 점을 파악하여 서서의 어머니로 하여금 아들에게 안부 편지를 써달라고 했다. 서서의 어머니가 편지를 써주자 정욱은 이 편지를 토대로 서서 어머니의 필체와 유사한 글씨체로서 서서에게 거짓 편지를 보냈다.

어머니의 편지를 받은 서서는 글씨체가 영락없는 어머니의 그것이었기 때문에 그 거짓편지에 속아 유비와 작별하고 어머니에게 돌아오고 말았다. 아들이 돌아온 사실에 놀란 서서의 어머니는 여자가 글자를 아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女子識字憂患)라고 말했고, 그길로 자결을 하고 말았다.

사실 식자우환 고사가 삼국지가 원전이라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인데, 이는 정사 삼국지에서는 이러한 묘사가 등장하지 않고 있으며[1], 삼국지연의를 집필한 나관중은 송나라보다 훨씬 후대의 사람이기 때문에 소동파의 시문을 삼국지연의에 인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각주

  1. 정사에서는 서서가 위나라로 전향한 이후에도 중용되어 높은 관직을 영위하였고, 연의처럼 서서가 조조에게 비협조적으로 나왔다고 볼 수 있는 개연성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