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어의 있어 암이 낫는 쉬운 맞춤법 이야기

아포칼립서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5월 27일 (수) 20:55 판 (→‎'뿐')

문서의 내용이 너무 쉬워서 머리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 문서에는 독자적으로 연구한 내용이 들어갑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무례하지 않도록 작성해 주시고, 의견 충돌 시 토론 문서에서 토론해 주세요.

한국어 맞춤법, 자신 있으신가요? 자신 없으시다고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전직 국립국어원장도 띄어쓰기를 어려워할 정도로 맞춤법을 완벽하게 지키기란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렇지만, 공적인 글을 써야 할 때, 위키 문서를 작성할 때만큼은 기본적인 맞춤법을 지키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서, 리브레 선생님이 나섰습니다! 여러분을 위한 쉬운 맞춤법 이야기를 이제부터 시작할게요!

혼동하기 쉬운 표현들

'낳'다와 '낫'다

낳다는 아기를 낳는다는 뜻, 낫다는 서로 비교해서 어느 한 쪽이 더 좋다는 의미. 추가로 났다는 나았다를 줄인 말인데, 나다라는 뜻을 가진 낱말이 너무 많아서 앞에 적은 둘하고만 헷갈리지 않으면 된다.

'되'와 '돼'

'되' 자리에 '하', '돼' 자리에 '해'를 넣어서 문장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하는 간편한 방법이 있습니다.

  • 안 돼 : '돼'를 '해'로 바꾸는 것이 '하'로 바꾸는 것보다 자연스럽다.
  • 성인이 되다 : '되'를 '하'로 바꾸는 것이 '해'로 바꾸는 것보다 자연스럽다.

원래 "돼"는 "되어"의 준말이므로, "되"와 "되어"를 둘 다 넣었을 때 "되어"가 들어갈 여지가 있는 곳이라면 "돼"를 넣는다는 개념으로 구분을 하셔도 됩니다만, 위에 적은 방법이 사용하기엔 더 쉬울 거예요.

‘에요’와 ‘예요’

이 질문은 우선 대립구도가 잘못돼 있다는 점부터 깨달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에요’ vs ‘예요’의 대립이 아니고 ‘이에요’ vs ‘예요’의 대립이거든요. 이 점만 깨달아도 엄청 쉬운 문제가 돼요. 아래 ‘아니에요’만이 유일한 예외입니다.

  1. 받침이 없는 체언에 붙을 때는 ‘-이에요’, ‘-이어요’와 ‘-예요’, ‘-여요’가 문법적으로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실제로는 줄어든 형태로 쓰입니다.
    보기) 받침 없는 체언 ‘지우개’의 예.
    • 문법적으로 가능한 형태: 지우개이에요, 지우개이어요, 지우개예요, 지우개여요
    • 실제 쓰이는 형태: 지우개예요, 지우개여요
  2. 받침이 있는 체언에 붙을 때는 ‘-이에요’, ‘-이어요’의 형태만 붙습니다.
    보기) 받침이 있는 체언 ‘연필’의 예.
    • 쓸 수 있는 형태: 연필이에요, 연필이어요
    • 쓸 수 없는 형태: *연필예요, *연필여요
  3. ‘아니다’는 용언이므로 ‘-이에요’, ‘-이어요’가 결합하지 않고 어간 ‘아니-’ 뒤에 어미인 ‘-에요’, -어요’만 결합합니다.
    보기) 아니에요, 아니어요(준말: 아녜요, 아녀요)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앞 음절에 받침이 있다면 ‘-이에요’
  • 앞 음절에 받침이 없다면 ‘-예요’


한 번 실제로 해 볼까요?

  • 고양이예요(○) / 고양이에요(✕)
    앞말이 ‘고양이’라는 명사죠? 받침이 없으니까 ‘-예요’를 써야 하겠네요.
  • 리브렌이예요(✕) / 리브렌이에요(○)
    이름은 모두 명사입니다. 받침이 있으니까 ‘-이에요’를 써야 하겠네요.
  • 영숙이예요(○) / 영숙이에요(✕)
    어? 이번엔 왜 이렇죠? 한국어 이름 중에서는 끝에 ‘-이’가 붙어야 말할 때 자연스러운 경우가 있잖아요. 다시 말해 ‘영숙’보다는 ‘영숙이’가 자연스럽잖아요(보기를 들자면 “영숙이 언니가 그랬단 말야.” “그럼 가서 영숙이 좀 불러 와라.” “영숙이 네가 그랬니?”). 그 때문입니다. 이 경우 다른 문장성분 역시 ‘-이’가 붙은 형태를 기준으로 해야 하겠죠. 즉 ‘영숙이’를 기준으로 앞말에 받침이 없으니까 ‘-예요’를 써야 하겠네요.
    • 앞서의 ‘리브렌’은 ‘-이’가 붙지 않는 형태가 자연스럽다는 점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외래어 이름은 대개 이렇습니다.
    • 한국어 이름임에도 소설 등에서 외래어 이름처럼 취급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보기를 들자면 “영숙은 말이 없었다. 철환은 영숙을 깊이 끌어안고… ”그만해 이것들아
    • 물론 성과 이름을 붙여쓰는 경우에는 ‘-이’가 붙을 수 없습니다. 즉 ‘김영숙이’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김영숙이예요(✕) / 김영숙이에요(○)

'로서' 와 '로써'

'로서'는 '신분, 자격'을 나타낼 때 쓰입니다. 예를 들면 '국민으로서 교육의 의무가 있다', '계약은 무효로서 효력이 없다' 처럼요. 한편 '로써'는 '수단, 도구'를 뜻합니다. 예를 들면 '칼로써 흥한 자 칼로써 망한다', '카드를 긁음으로써 이 차는 내 것이 되었다' 처럼 씁니다.

사실 더 간단한 방법은… '로서'와 '로써'를 안 쓰는 겁니다. 그냥 '로'만 써도 충분히 의미가 통한다면 말이죠.

띄어쓰기

띄어쓰기는 붙여 쓰고 붙여 쓰기는 띄어 쓴다(...).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띄어쓰기를 다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을 일단 버리세요! 국립국어원장도 어렵다고 혀를 내두르는 게 띄어쓰기예요.[1] 물론 띄어쓰기에도 원칙이 있어요. 하지만 예외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예요.

일단 기본 원칙은 이렇습니다.

  • 품사별로 띄어 씁니다.
  • 다만 조사는 앞말에 붙여 씁니다.

그럼 ‘품사’가 뭔가요? 사실 여기가 논의의 초점이에요. 아 뭐 국어의 5언 9품사 알죠. 그 얘기가 아니고, 지금 내가 적으려는 이 단어가 품사가 뭔지를 모르겠다니까요?

많은 경우 문제는 ‘의존 명사’ vs ‘어미’에서 발생합니다. 똑같이 생겼는데 어미이기도 하고, 의존 명사이기도 하다는 거죠. 사람에 따라서는 이러한 구분이 얼마간 인위적이라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영 의미가 없는 건 아니에요!

'뿐'

뿐은 조사와 의존명사 이렇게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사: 그것만이고 더는 없다는 것이나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보조사입니다. 조사로 쓰인다면 앞말과 붙여 씁니다.

예)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다.

의존명사: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과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의존명사로 쓰인다면 앞말과 띄어 씁니다.

예) 구경만 할 뿐 아무도 돕진 않았다.

'만큼'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임을 나타내는 조사 '만큼'은 붙여서 쓰고, 앞의 내용에 상당하는 수량이나 정도임을 나타내거나 뒤에 나오는 내용의 원인이나 근거가 됨을 나타내는 의존명사 '만큼'은 띄어서 씁니다. 의미가 많이 어려운데 간단하게 '만큼' 앞에 오는 단어가 체언일 때는 붙이고, 체언이 아닐 경우 띄어서 쓰시면 됩니다. (체언: 명사, 대명사, 수사)

ex) 그 사람만큼 멋지고 잘생긴 사람이 없다. (조사 '만큼') 내게 말을 거는 것조차도 싫을 만큼 나는 그에게 짜증이 났다. (의존명사 '만큼')

'지'

'못하다'와 '못' 하다

번째

번째는 수를 대표하는 것 같네요. 원래대로라면 1 번째, 2 등처럼 띄어 쓰는 의존명사이지만 어른의 사정으로언어는 변하는 거라서 요즘에는 숫자 뒤의 의존명사는 붙여 쓸 수 있게 되었답니다.[2] 고지달성 항목을 보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만하다와 만 하다

'쟤가 맞춤법을 너무 많이 틀려서 보는 사람이 화날 만하다.' 처럼, '만하다'가 '타당한 이유'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붙여 씁니다. 그런데 '강아지가 자라서 덩치가 송아지만 하다.' 처럼 '크기'를 비유하는 '만 하다'는 띄어 씁니다.

1월과 1 월

년도, 일(日), 시(時)가 붙지 않는 ~월은 1과 월을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고 띄어 쓰는 것이 허용입니다. 예) 아직 5월이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년도, 일(日), 시(時)가 붙은 ~월은 1과 월을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고 붙여 쓰는 것이 허용입니다. 예) 이 부분은 2015 년 5 월 27 일 4 시 경에 추가가 되었습니다.[3]

각주

  1. 前 국립국어원장의 고백 "띄어쓰기, 나도 자신 없다", 조선일보, 2013.5.22.
  2. 여기서 중요한 게 첫 번째, 두 번째와 같이 숫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띄어 쓰게 돼 있으므로 주의 바랍니다.
  3. 숫자와 단위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한 이 예외는 '~월' 형태가 국립국어원 사전에 있는 '월'만 가능하므로 년, 일, 시는 무조건 띄는 것이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