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압식 철도

Pushing a Tram Car in Japan (1915-06 by Elstner Hilton).jpg

수압식 철도(手押式鐵道, man-powered railway, man-powered trolley) 또는 수압식 궤도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철도 내지는 궤도를 의미한다.

개요

수압식 철도는 말 그대로 사람의 손으로 밀어서 움직이는 철도를 의미한다. 다만, 엄밀히는 철도로서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한 게 아닌, 궤도로서 허가를 받기 때문에 수압식 궤도가 정확한 표현이다. 일본에서는 인차궤도(人車軌道)라고 불렀으며, 광산 궤도차량의 명칭에서 착안해 도록고(トロッコ)라고도 불렀다.

대개의 철도나 궤도가 원동기로서 증기전기, 내연기관을 쓰거나, 특수한 경우 공압에 의존해서 동작하거나, 이조차 어렵다면 마차궤도 처럼 말과 같은 축력을 사용하는게 보통이다. 적어도 광산 갱도와 같은 정말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인력으로 철도를 활용하는 경우는 예외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나.... 실은 일반 공공운송용으로도 수압식을 주 동력원으로 한 경우가 존재한다.

19세기 이후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싸고 큰 투자 없이 할 수 있으며, 도로상태가 불량한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도 수송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거가마와 같은 인력 운송수단에 익숙하던 일본 등지에서는 인차궤도 내지 수압식 궤도라는 이름으로 이런 공공운송업이 실존했었으며, 한국에서도 철도 초창기에 이런 사업을 벌인 예가 있다. 또한 대만에서도 이러한 인차궤도가 인기리에 영업했던 전례가 있다.

여담이지만, 철도에서 사람의 힘으로 차량을 움직이는 인력입환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예외적이거나 구내에서 차량을 임시방편식으로 움직이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Please, don't try this at home

역사

대한민국 국내에서는 1906년 8월에 평양시가 평양 부내에 철도회사로 하여금 수압식 궤도를 부설하는 것을 허가하였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이후 1911년에 왜관에서, 1914년에는 함경북도 경성~나남 구간에 수압식 궤도부설을 허가한 기록이 존재하며, 함경선 구간에서는 실제 영업을 개시하기까지 하였다.

이외에 경인선 건설 초기에 경인선에 병행하여 일본인 사업자가 수압식 궤도(도록코)를 설치해서 영업을 하였다는 언급이 존재하나, 따로 허가를 받아 실시한 것이 아니었는지 명확한 기록으로는 남아있진 않다. 일설에는 한강철교 가설 이전에 경인선의 미완공 구간인 서울에서 한강변까지의 구간에 대한 영업허가였다고 하나 정확하지는 않다.

제주도의 경우 도록고 등으로 불리던 수압식 철도인 '제주도 순환궤도(주)'가 상당기간 영업을 했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름과 달리 협재~김녕 간의 북부 구간만이 존속되다 1931년 폐지되었다.

다만, 수압식 철도나 궤도는 인건비에 의존하는데다, 수송력이 취약하고 대개 영세한 사업자들이다 보니 사업의 확장이나 개량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자동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1920년대 중반 이후에는 대부분이 사라지게 된다. 사실 이런 수압식 철도 자체가 일본의 영향권 안에 있던 지역에서만 관찰되는 좀 지리멸렬한 수송수단이기도 했고.

한국의 수압궤도

일단 한반도 내에서는 궤도로서 인허가를 받았던 수압 궤도가 복수 존재한다. 이러한 수압궤도의 시설여건 등을 당대의 서술한 바로는, 모두 단선으로 부설되어 있으며 2피트(610mm) 궤간에 12파운드(약 5.5kg) 레일을 사용하였으며, 차량은 모두 대차들로, 객차는 3인승에서 6인승, 화차는 반톤에서 1톤 반 정도의 것이었다고 언급하고 있다.[1]

1928년 기준으로 당시 존재했던 각 수압궤도 사업자 목록 및 연장은 이하와 같다.

  • 강경미곡신탁주식회사(강경) : 강경역~읍내 간 1.0마일
  • 오쿠무라 타케사부로(奥村竹三郎)(김제) : 김제역~읍내 간 1.3마일
  • 쿠라카즈 히코사부로(倉員彦三郎)(왜관) : 왜관역~낙동강안 0.7마일
  • 마츠모토 카츠타로(松本勝太郎)(청진) : 청진부내 0.6마일
  • 생기령 점토석탄주식회사(생기령) : 경성~생기령 간 4.7마일

각주

  1. 조선총독부철도국(1928). "朝鮮の鉄道". p.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