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펜

Cranezyer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3월 31일 (일) 16:50 판 (내용 추가)

올림푸스 펜 시리즈 (Olympus PEN series, 일본어: オリンパスペンシリーズ 오린파스 펨 시리즈)는 1959년 출시한 펜을 시작으로 1981년 출시한 펜 EF까지를 아우르는, 올림푸스의 '하프프레임' (혹은 '하프사이즈') 카메라 시리즈이다. SLR인 펜 F 시리즈를 제외한 모든 라인업은 목측식 카메라이다.

개요

올림푸스 펜이 시장을 개척한 하프프레임 카메라란, 기존 35mm 필름의 촬상면적의 절반 (약 18mm×24mm)을 사용함으로써 촬영 매수가 2배로 늘어난 카메라를 뜻한다. 판형을 절반으로 나눈 카메라는 20세기 초반부터 존재했지만[1] 등장 초기에는 시험용 또는 특수 용도로 소수 제조한 것들이고, 올림푸스 펜의 등장 전후로 라이카 등 소위 '1류' 제조사들에서 상품으로 출시한 것도 올림푸스 펜 시리즈만큼 성공하지 못했다.[2]

역사

1959년, 올림푸스 카메라 역사를 설명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기술자이자 디자이너인 마이타니 요시히사 (米谷 美久)[3]에 의해 시리즈의 시작인 펜이 발매되었다. 마이타니는 1956년 올림푸스 입사 당시 올림푸스 카메라 개발 사업부의 유일한 신입사원이었는데, 공장에서 2년 간 실습을 마친 후인 1958년에는 사업부 전체의 목표이자 일종의 신입사원 졸업 프로젝트로 6000엔 이하의 카메라 설계를 맡았다.[4] 이 설계에 대해 마이타니 본인은 "상사들이 막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신입에게 관심을 줄 여력이 없어 '뭐라도 설계해 보라'는 어려운 작업을 시켰다고 증언하였다.[5]

당시 일본의 대졸 신입사원 월급은 겨우 10000엔 수준에 머물러 있었는데, 동시기 올림푸스의 제일 저렴한 카메라가 23000엔을 상회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사진의 선예도와 타협하지 않고자 당대 최고의 렌즈 구성이었던 자이스의 (마이타니 개인에게 있어서는 본인의 집에 있던 걸 훔쳐 썼던 19만엔짜리 라이카 Ⅲf의) Tessar를 모방한 D.Zuiko 렌즈의 개발을 의뢰하여 적용하였다. 하지만 설계 책임자에게 라이카만큼 좋은 렌즈를 만들어달라고 했지 가격대를 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탁을 한 건 네가 처음이야라는 칭찬과 함께 대당 6000엔으로 정했던 초기 예산을 거의 다 쓰고 말았다. 이를 타개하고자 저렴한 플라스틱 외장을 적용하고, 타 부서에서 개발한 저가의 기성품을 적극 활용하며, 톱니바퀴 따위가 많이 들어가는 복잡한 설계를 최대한 피하여 당대 최신 기능들을 상당수 포기하면서 테스트가 필요 없는 부품은 과감히 테스트를 생략하는 등의 (현 시대의 QA/QC 규칙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온갖 원가 절감을 거쳐 겨우 판매가 6000엔을 맞췄다. 또한 이 당시에는 필름 현상·인화는커녕 필름값 자체가 비쌌는데, 마이타니는 이러한 시대적 한계를 역이용해 1장이 들어갈 프레임에 2장이 찍히게 하는 뻥튀기 설계를 적용했다. 렌즈와 하프사이즈 중 어느 쪽이 먼저인 지는 알 수 없지만, 판형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확대 배율이 커지기 때문에 양질의 렌즈는 필수였다. 하프사이즈 설계 또한 원가 절감 요소이기도 한데, 이러한 설계를 통하여 소형·경량화를 이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6]

라인업

오리지널 펜 라인업

  • 펜 (1959)
  • 펜 S (1960)
    • 펜 S (1964)
  • 펜 W (1964)

펜 EE 라인업

  • 펜-EE (1961)
    • 펜-EE EL (1966)
  • 펜-EE S (1962)
    • 펜-EE S EL (1966)
  • 펜 EED (1965? 1967?)
  • 펜 EE-2 (1968)
  • 펜 EES-2 (1968)
  • 펜 EE-3 (1973)
  • 펜 EF (1981)

펜 D 시리즈

  • 펜-D (1962)
  • 펜 D2 (1965)
  • 펜 D3 (1966)

펜-F 시리즈

  • 펜-F (1963)
  • 펜-FT (1965)
  • 펜-FV (1966)

펜 EM (1965)

모터를 장착한 하프프레임 카메라. EE 라인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참고자료 및 주석

  1. [1]
  2. 다만 영화 촬영 및 극장 상영용으로는 약 24mm×18mm (세로방향으로 릴이 돌아가기 때문에 가로가 더 길다) 또는 유사 규격이 아나몰픽 렌즈로 왜곡 및 왜곡된 이미지를 역으로 복원하는 방식으로 절찬리에 이용되었다.
  3. 일본어에서 공인에 대한 호칭인 '씨' (일본어: )가 붙는 사람이다.
  4. [2]
  5. [3]
  6. 후일 마이타니가 올림푸스의 천재 디자이너라는 마케팅 요소로 부각되면서 소형·경량화는 올림푸스의 카메라 설계의 기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