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고기압

개요

북서태평양 서부에 자리하고 있는 해양성 아열대 기단으로 종관규모로 볼 경우 해들리 순환에 의해 위도 30도 부근에 형성되는 아열대 고압대의 일종이다.

북태평양 기단이라고도 하는데 사실 기단은 고기압과 저기압 관계 없이 일정한 성질을 가진 공기덩어리가 한 지역에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 고기압/저기압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보면 북태평양 기단을 이루는 공기덩어리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북태평양 고기압은 온난 습윤한 성질의 전형적인 아열대 해양성 고기압[1]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권의 여름철 날씨에 영향을 주는 고기압으로 알려져 있다.

형성 원인

적도 부근에서 가열된 대기는 해들리 순환에 의해서 적도 부근에서 상승하여 상에서 높은 위도의 지역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이 기류는 지구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전향력에 의해 위도 30도 부근에서 고위도로 가는 동력을 점차 상실하게 되고 이 공기는 하강기류로 전환되어 고기압권을 형성하게 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이 아열대 하강기류대의 일부로 그 위치가 북서태평양권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하층부터 대기 중상층(약 6000m상공)까지 영향을 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구분법과 주요 특성

북태평양 고기압은 대기 대순환(해들리 순환)의 하강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종관단위의 고기압권으로 대기 상층부에서부터 하강하는 기류가 하층부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당히 키가 큰 고기압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은 여름철 하층 일기도에서도 어느 정도 나타나지만 그 특유의 높이 때문에 그 실질적인 기후학적 경계선은 상층 일기도 중 500hPa영역의 일기도에서 5880gpm 등고선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일치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500hPa.png
2020년 7월 22일 03시 기준 500hPa영역 일기도, 남해상에 있는 고기압권과 일본 동쪽의 고기압권 둘이 보인다. 남해상의 고기압권도 해양성 고기압이고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유래한 것이나 중국-한반도-일본에 걸친 장마전선과 주변 기압골로 북태평양고기압과 분리된 해양성 절리 고기압으로 일부 변질되었고 일본 동편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본진이 자리하고 있다. 일기도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을 구분할 때는 500hPa 일기도상에서는 고기압표시(H)와 온난핵 표시(W)가 일치하는 지점을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으로 보며, 5880gpm 등고선을 그 세력권의 경계선으로 본다.

기단 전체를 뜯어보면 최하층부가 온난 습윤하며 대기가 불안정한 편이며, 여름철 한반도에 접근할 경우 각종 요인으로 상승기류가 발생, 이따금씩 집중호우를 유발하기도 한다. 즉 고기압권임에도 불구하고 하층부의 대기가 불안정하여 맑은 날씨이다가도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현상이 발생하거나 국지적인 대기 불안정 발생으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6월부터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확장되기 시작하며 8월 초순경에 그 세력이 절정을 이루어 북위 35~40도선 부근까지 세력이 확대되며 반대로 북반구가 겨울철에 들어가는 시기에는 그 범위가 마리아나 제도 인근이나 그 동쪽까지로 수축되기도 한다.

바다 위에 있는 공기덩어리 답게 기본적으로 습윤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중저위도가 그 중심부인만큼 열대성 기단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온난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온난습윤/고온다습)

한반도 기후 영향

  • 장마 : 장마전선의 수증기 공급원 제1순위가 바로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다. 상대적으로 한랭한 북쪽의 기단들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에 의한 충돌로 발생하는 전선대가 바로 장마전선으로 기본적인 열기와 수증기 공급을 하면서 장마전선대를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 추가로 제트기류나 티베트 고기압, 동북아시아 몬순기압골 등이 전체적인 장마의 패턴을 조정하지만 일단 장마라는 것의 시작과 끝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 차가운 기단들간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것이 전체적인 큰 맥락에 들어간다. 실제로 장마전선대의 위치는 북태평양 고기압권의 가장자리인 5880gpm선과 거의 평행한 지역에서 온도변화가 크게 관측되는 지점에서 활성화된다.
  • 폭염 : 기본적으로 고온다습한 성질의 공기덩어리가 대기 하층부터 중층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그 형태가 계절풍의 형태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권에 나타나게 된다. 한여름 끈적끈적할 정도로 습하고 더운 날씨를 일으키는 주범이며 고기압이다 보니 날씨 자체도 맑은 날씨가 되어 일사량까지 높아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 만일 여기에 티베트 고기압까지 영향을 미쳐 열돔을 형성하게 될 경우 찜통을 넘어 아예 가마솥이나 압력솥 더위가 발생하기도 한다.
  • 태풍 : 온난하고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보니 내부에서 태풍이 발생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고기압권 전체적으로 대규모의 하강기류구역에 속하는만큼 대기의 연직운동으로 발생하는 태풍은 오히려 이 고기압 내부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편이다. 오히려 저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이 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맞딱뜨릴 경우 세력이 SSHS 4등급의 슈퍼태풍 정도 세력이 아닌 한 하층부터 거의 5천미터 상공 높이까지 형성되어 있는 기압능(기압마루)를 가르고 북상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보통 고기압 세력권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고기압권 내부에서의 태풍 발생은 매우 드문 편이며(간혹가다 대기요란 현상이 발달하여 발생하기는 한다)


각주

  1. mT기단에 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