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

볶음밥이란 을 볶아낸 기본적인 요리이다.

개요

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에서는 대부분 볶음밥과 같거나 유사한 조리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불+밥(쌀)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발상으로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섞음밥이나 조림밥과 같은 형태까지도 동양권에서 먹는 볶음밥과 모습이 유사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리고 다른 대체어가 마땅치 않은 이유로 볶음밥 범주에 편입시키는 경우도 있다.

똑같은 개념의 볶음밥이라도 민족, 국가에 따라 본질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 항목에서는 타입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아시아의 볶음밥

차오판 (炒饭=炒飯)

양저우볶음밥(일반)

중국대만 스타일의 볶음밥을 차오판(Cha3ofa4n)이라 하며, 일반적으로 볶음밥이란 이것을 가리킨다. 본래 남은 찬밥을 이용한 잔반요리에서 시작한 것으로 무엇을 섞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맛을 창조할 수 있어서 현재진행형으로 수많은 바리에이션을 낳고 있다.

강한 불로 빠른 시간에 볶아내어 밥이 끈기가 없이 고슬고슬하게 되는 것을 최상으로 친다. 몰론 밥알이 뭉친 부분이 있거나 밥알 탄력이 죽어도 안 되며, 기름기가 너무 겉돌거나 많아도 에러, 계란이나 야채가 너무 익어서 어두운 색을 띄어도 실패작이다. (간장(노추)때문에 어두워 지는 것은 상관없다.) 과정 자체가 어렵지는 않은데 은근히 노동력이 들어가는데다 숙련되기까지는 오랜 노력이 필요한지라 중국 요리를 배우기 시작하면 사실상 가장 처음에 배우게 되는 요리이다.

차오판 식감을 두고 흔히 "후 불면 날아간다"라고 표현하는데 같은 표현을 대입하는 동남아 및 인도식 쌀요리와는 달리 쌀 자체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단립종이 주류라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되려 백미밥인 미판(米饭)이 입에 더 안 맞는 편.[1] 오죽하면 중국 식당에 가서 맛없음의 보험용으로 볶음밥을 꼭 하나 시켜둘 정도이다. '요리'의 일종으로 치기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 볶음밥 메뉴를 주문하면 대개 2인분 이상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 한꺼번에 나오니 참고하자. 남으면 포장해다가 두고두고 먹으면 된다.

일본에서는 중화요리 주방장 실력을 검증하는데 가장 적합한 요리라는 인식이 있는데 일본식 중화요리 기본 메뉴가 볶음밥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그저 기본기 테스트용으로만 볼 뿐이고[2] 한국에서는 짜장면과 짬뽕의 인기 때문에 짬뽕실력을 기준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3] 한중일 모두 냉장고에 남아있는 재료 처리용으로 각광받는 점은 같다.

  • 양저우차오판(扬州炒饭) : 중국 볶음밥의 기본이자 완성형. 한국의 중국집에서 '볶음밥'은 기본적으로 이것을 가리키는데, 어쩐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짜장을 곁들여야만 할 것 같다는 불문율(?)이 있으며, 짜장에 비벼먹지 않아도 맛있다.
  • 즈딴판(鸡蛋饭, 지딴판) : 딴화차오판(蛋花炒飯)이라고도 한다. 별칭은 일본식 표현인 황금볶음밥(黄金チャーハン). 부재료가 계란뿐인 볶음밥으로 메인메뉴로 먹는 양저우차오판과 달리 주로 곁들이 메뉴로 먹는다. 특히 맛이 진한 야채요리나 두부요리와 곁들여먹기에 좋다. 재료가 극히 단순하기 때문에 오로지 조미실력과 볶는실력 만으로 맛을 내야하는 심도있는 요리임과 동시에 귀찮니즘의 상징이기도 하다(...)
  • 광저우차오판(广州炒饭) :
  • 푸젠차오판(福建炒饭) : 광둥어 필터링으로 인해 호킨차오판(로마자 : Hokkien~)이라고도 한다.
  • 챠항=차항 (チャーハン) : 일본식 중화요리에서 볶음밥을 가리키는 외래어이다. 야키교자(焼き餃子)와 함께 라멘의 단짝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 볶음밥과는 달리 바리에이션이 많지 않고, 옅은 간장(うす口醤油)이 반드시 들어가며, 활용 가능한 재료에 따라 완성품의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4]
  • 아로스 챠우파 (Arroz Chaufa) :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지의 안데스식 볶음밥. 당연하지만 해당 지역에 이민 온 화교(치파, Chifa)들이 퍼트린 것으로 이름 자체가 "챠오판"에서 유래한다.

한국식 볶음밥 및 야키메시 (焼き飯)

한국과 일본에서 먹는 밥은 단백질이 적고 전분질이 많은 단립종(자포니카)으로, 떡 만들기는 좋지만 볶음밥에는 찹쌀만큼이나 쓰기 어렵다. 어지간히 볶아봤자 밥알이 잘 분리되지 않으므로 자연스레 양념을 묻히는 방식, 그것도 강한 양념으로 만드는 조리법이 정착되었다. 소금보다는 간장과 같은 액체류 양념을 사용하므로 처음에는 분리되는가 싶더니, 볶다보면 점점 질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포니카종 특유의 현상이므로(※처럼 생각하면 된다.) 무리하게 중국식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는 요리를 먹고 남은 소스에 김가루나 파, 계란등을 추가하여 볶은 밥을 '볶음밥'이라 부르기도 하며, 이러한 볶음밥은 요리의 마지막 코스로서 호평을 받고 있다.[5] 이렇게 만든 볶음밥은 차라리 비빔밥이나 구이밥(...)이라고 하는게 나을 법하지만, 여튼간 가열을 하여 볶았으니 '한국식 볶음밥'이라는 점에서는 꽤 독창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 김치볶음밥 : 한국식 볶음밥의 대표. 단순히 김치가 들어가기만 해도 김치볶음밥이라 정의하나, 레시피로서 정착된 김치볶음밥에는 김치, 파, 양파, 계란 그리고 뿌리채소 약간(감자, 당근 등)에 육류/햄, 참치 등이 흔히 들어간다. 주요 간은 김치와 김치국물이지만, 대개 이것만으로는 맛이 나지 않으므로 소금, 설탕, 고추장[6], 참기름 등을 추가한다.
  • 고추장볶음밥 : 김치볶음밥과 유사한 요리인데, 김치를 빼고 고추장(혹은 볶음고추장)으로 소스를 만들어 볶아낸 것을 가리킨다. 김치볶음밥 특유의 아릿한 짠맛이나 시큼한 맛이 없어서 김치볶음밥보다 이쪽을 선호하는 층도 있다. 매운맛 볶음밥으로 활용도가 높아서 수많은 바리에이션을 낳는 볶음밥이다.
  • 참치볶음밥 : 참치를 주 재료로 하는 응용된 야채볶음밥의 일종이다. 자취요리의 단골메뉴 중 하나인데, 레토르트 제품(야채참치캔+즉석밥)을 사용하면 요리실력이 제로에 가까워도 3분요리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다. 심지어 질감과 간조절이 어려운 김치볶음밥과 달리 실패율도 낮고, 호불호도 잘 갈리지 않으며, 맛이 개성적이지 않아 쉽게 질리지도 않는지라 자취족에게 있어서는 카레/짜장과 더불어 구세주격의 요리.
  • 짜장볶음밥 : 일반적인 볶음밥에 짜장을 기반소스로 사용하여 볶아낸 것으로, 단순히 짜장밥의 볶음버전인 것부터 짜장분말을 이용하여 맛과 향을 낸 것, 제대로 된 짜장으로 실력있게 볶아낸 것까지 아우르도록 가리키는 범주가 넓다.
  • 카레볶음밥 : 일반적으로 '카레볶음밥'은 볶음밥에 카레가루를 첨가해 카레향을 크게 낸 것을 가리킨다. 때문에 어떤 카레가루를 쓰냐에 따라 질이 극명하게 갈린다. 짜장과는 달리 '카레'[7]는 점성이 높기 때문에 '카레'를 그대로 넣어서 볶으면 실패하기 쉽고, 희석하면 죽이 되버리거나 맛이 너무 옅어지는 관계로 완성된 카레를 사용하는 레시피는 보기 드문 편이다.

동남아시아의 볶음밥

  • 껌랑 (Com Rang) : 베트남의 볶음밥. 밥 요리(Com)의 일종으로 치며 남중국의 영향을 다이렉트로 받았기에 중국식 볶음밥과 가장 유사하다.
  • 까오팟 (Kao Phad) : 태국의 볶음밥으로 볶음요리(팟)의 분파이다. 흔한 바리에이션으로 고추볶음밥(까오팟 프릭)이 있는데, 생 쥐똥고추를 제법 사용하는 만큼 상당히 매우니 조심하자.
  • 타민저 (Htamin Gyaw) : 미얀마의 볶음밥으로 흥건한 병아리콩 소스가 곁들여지는 것이 특징.
  • 나시고렝 (Nasi Goreng) :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볶음밥으로 고렝(Goreng, 볶음)의 분파이다. 볶음면인 미고렝(Mi Goreng)과 제법이 많이 비슷하다.
  • 시낭각 (Sinangag) : 필리핀의 마늘볶음밥. 주로 전날 먹은 음식의 잔반처리용으로 창조된 음식이라 아침에 먹는다. 마늘 이외 첨가물에 따라 이름이 더 길어지기도 한다. 흔히 계란후라이(itlog)가 곁들여지며 이를 Silog(실록)이라 줄여 표현한다. 여기에 간단한 음식을 곁들이면 명칭에도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만들어지며, 음식점에서까지 취급하는 분야로도 발전한다.

비르야니 (비리야니, Biryani)

인도 요리의 볶음밥으로 무굴 제국때 정립된 전통요리이다.

필라프 계열의 볶음밥

현대 영어로는 Pilaf, 언어권에 따라 로마자 표기법이 약간씩 다르다. 시초는 알렉산더 대왕의 아내, 록사네의 고향인 박트리아의 잔치요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렉산더도 군 급양을 위해 필라프를 자주 해먹었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전통적으로 필라프는 대량으로 만들어 먹는 조리법이 많다.

다만 이 박트리아라는 나라가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의 발흐(박트라)를 수도로 삼았고, 주요 도시가 우즈베키스탄에 모여있는데다 서쪽으로는 페르시아 영역인 터키동부까지를 국경으로 하다보니 필라프의 기원이 정확히 어디인지에 대해선 만만찮은 입배틀이 이뤄진다. 터키 요리로 빚어낸 영향력으로 종주국이라 주장하는 터키를 비롯해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이란, 위구르(중국 위구르족 자치구)까지 종주국이라 주장하고 있다.

쁠라우 (터키)

쁠롭 (우즈베키스탄)

로마자 표기로는 Plov. 중앙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은 기름밥이라 부르곤 하는데, 이런 명칭에 걸맞게 기름이 허벌나게 많이 들어간다. 끓인 기름에 당근을 볶다가 쌀을 넣고 볶되, 고기국물을 부어가며 끓여 익히듯 저어서 만든다. 취향에 따라 콩을 넣기도 하며, 낼때는 국물을 낸 고기수육을 같이 얹어서 낸다. 굳이 말하면 볶음밥이라기 보다는 그냥 고기밥이라고 하는게 더 걸맞지만 마땅한 번역어가 없는 탓에 대개 볶음밥이라 부르곤 한다.

빠에야 (스페인)

  • 빠에야 발렌시아나
  • 빠에야 데 마리스코
  • 크리스티아노스 (Cristianos, 카리브)[8]

볶음밥과 유사한 밥요리

  • 리조토 (Risotto, 이탈리아)
  • 졸로프 라이스 (Jollof Rice)
  • 잠발라야 (Jambalaya, 미국 남부)

리브레 위키에 등재된 레시피

각주

  1. 밥 짓는 방식이 한국-일본과 약간 달라서 찐쌀밥에 가깝다. 이걸 볶아내면 추가로 속을 익히게 되어 식감이 비슷해지는 것.
  2. 중국은 요리 분야가 방대하기 때문에 분업이 잘 되어있는 편이다. 하지만 볶음밥도 못하면 아예 요리사 취급 자체를 안 한다고 보면 된다.
  3. 짜장면은 기성품(=춘장)의 영향이 커서 결과물에 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
  4. 예로 라멘집의 차항은 라멘에 들어가는 파와 차슈를 부재료로 사용하고, 가정집에서는 상비품인 냉동믹스야채와 냉동새우 등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5. 같은 상황에서 일본은 육수를 더 부어서 죽을 끓이는게 일반적.
  6. 붉게 염색하는 효과는 몰론, 맛을 진하게 만들어준다. 단, 가벼운 식감을 좋아한다면 간장+고춧가루의 조합을 사용한다.
  7. 흔히 말하는 카레라이스의 카레
  8. 스페인어이기 때문에 Chr-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