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개요

닭고기고기를 말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또 소비되는 육류이다. 실제로 통계에서는 지구상에 사는 생물들 중 닭의 수가 인간의 수보다 훨씬 많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에서는 통닭과 부위육이 같이 유통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최소한 조각이라도 낼 정도로 통닭이 흔치않고, 중국은 반대로 머리까지 붙어야 신선한 것으로 생각해 부위육이 흥하지 않는다.

닭고기의 분류

닭고기는 대개 아래와 같은 부위들로 나뉜다. 문화권에 따라, 혹은 용도에 따라 다소 차이점이 발생할 수는 있다.

정육 (Chicken)

  • 닭목 (Neck)
    일명, 목뼈. 길쭉하게 생겼고, 마디마디 잔뼈가 많이 붙어있어 살이 별로 없는데도 얌전하게 먹기가 어렵다. 때문에 치킨 시킬때 대개 이 부위를 가장 싫어하나, 드물게 돼지등뼈마냥 발라먹는 맛이 있다고 선호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치킨집의 상술 농간으로 목뼈가 여러개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걸 히드라 치킨이라 부르기도 한다.
  • 닭가슴살 (Breast)
    닭 부위 중에서 가장 먹을게 많지만, 동시에 가장 기름기가 없는 부위라 '퍽퍽살'이라는 오명이 있다. 때문에 가슴살을 얼마나 맛있게 조리하냐에 따라 닭요리 레시피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기름기가 없으면서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점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혹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이 몸을 만드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 닭안심 (Tender)
    가슴살 바로 옆에 있는 가느다란 부위이다. 가슴살 범주에 넣기도 한다. 그러나 가슴살과는 달리 기름기가 적으면서도 식감이 부드러워서, 전 세계적으로는 인기가 가장 많은 부위이다. 영계나 치킨만 먹던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의외로 넓적다리살보다 안심이 더 부드럽다.
  • 닭갈비
    정식명칭은 아니다만 가슴살 안쪽의 뼈부위를 말한다. 먹을게 너무 없어서 대개가 목뼈 다음으로 싫어하는 부위.
  • 닭날개 (Wing)
    흔히 '날개부위'라 하면 날개의 끝쪽 2개마디를 말한다. 살이 없어서 역으로 콜라겐이 높다고 이야기하는데, 다시말해 껍질이 많다는 뜻이며 닭기름도 풍부하다. 구미권 요리에서 '윙'이라 부르는 부위가 이것이다.
    • 닭봉 (Wing, drumette)
      날개 다음에 나오는 세번째 마디를 가리킨다. 여기도 Wing 범주에 넣기도 하나, 한국에서는 날개(윙)/봉으로 구분해서 판매한다.
  • 닭넓적다리 (Leg)
    닭다리를 분리하고 나면 닭정육으로 자주 가공되어 나가는 부위이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인데, 먹을 것이 많으면서도 기름기가 풍부하여 풍미가 좋고, 식감도 부드럽기 때문이다. 구이, 튀김, 조림, 삶기 어떤 조리에도 응용이 가능할 범용성도 특기사항인데, 특히 튀김에는 이것을 능가할 부위가 없다.
  • 닭다리 (Drumstick)
    흔히 생각하는 그 이미지이다. 애칭은 치킨드럼(스틱). 정육방식에 따라 넓적다리를 포함하기도 하지만, 근육이 가장 많이 발달한 살 답게 상당히 거친 맛이 난다. 걷기를 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영계라면 잘 느끼지 못하지만, 다 자란 닭으로 먹어보면 그 닭다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튼실하게 쫀쫀한 식감이다.
  • 닭발 (Feet)
    서구권과 일본 등에서는 생소하게 여기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대륙부)권과 남아메리카 지방 등지에서는 제법 인기가 많은 부위. 한국에서는 매운 양념을 묻혀 직화로 굽거나 볶아내 술안주로 먹는일이 많다. 콜라겐을 운운하며 먹을거라면 날개보다는 확연히 나은 선택.

닭내장 (Chicken Giblet)

  • 닭간 (Liver)
    한국인에겐 생소한 부위 (혹은 못먹는다고 버려지는 부위(...)) 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별미로 취급하는 부위이다. 다만 "간"이다보니 취향이 많이 갈린다.
  • 닭염통 (Hearts)
    닭의 심장으로, '내장'하면 떠올릴 정도의 적당히 쫄깃한 맛이 난다. 한국에서는 염통을 소금구이 등으로 간단히 조리해 술안주로 먹고, 일본 요리에서는 꼬치구이 단골(※하츠(ハーツ))로 등장한다.
  • 닭근위
    일명, 닭똥집 혹은 모래집. 꼬치구이용 혹은 닭똥집 볶음으로 자주 등장한다. 염통과 마찬가지로 쫄깃한 맛이다. 다만 염통과는 달리 조리가 어설프면 먹기 곤란해져서 가정에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 닭머리 / 닭벼슬 / 닭혀
    부산물 취급이다. 닭벼슬은 중국 요리에서 자주 쓰인다.
  • 닭껍질 (Skin)
    순살을 발라내고 남은 부위. 일반적으로 볼 일은 없지만 조리결과에 따라 부산물로 나오기도 한다. 처치곤란하다면 이것만 가지고 기름 두르지 말고 팬에 볶아보자. 바삭한 간식 혹은 술안주가 나온다. 그리고 배어나오는 기름 양에 대개는 기겁한다. 영계와 노계의 차이가 꽤 큰 부위로, 상아색 빛깔에 진짜 기름을 굳혔나 싶을 정도로 녹아내리는 맛의 영계의 껍질과는 달리, 노계의 껍질은 병아리색 비슷한 노란빛의 기름이 끼어있고 질감 또한 아삭할 정도로 단단하다.

닭 요리

등등. 실제로 전 세계 모든 닭고기 요리를 본 항목에 등재했다가는 문서가 터져버릴 수도 있다(...)

사회적 취급

놀랍게도 닭고기는 종교, 문화, 민족을 막론하고 거의 금하지 않는 마법의 고기라 할 수 있다. 일례로 이슬람돼지를 비천하다 여겨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대한민국에서는 개고기를 식용하나 유럽과 미국에서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 등 종교나 문화에 따라 육식을 금하는 케이스가 있는데 대부분의 종교와 문화권에서 닭고기는 금기시되지 않는다. (물론 아예 육식 자체를 금하는 불교나, 먹는것 자체를 죄악시 여기는 자이나교 같은 특이 케이스는 빼고)

이는 특정 육류가 금기시되는 원인을 찾아보면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특정 육류의 섭취를 금하는 것은 사실 경제적인 이유가 동기가 되곤 한다. 일례로 이슬람을 신봉하는 중동 문화권에서는 사막이라는 특성상 기후와 병충해에 민감하고 거기에다 물까지 엄청나게 소비하는 돼지를 키우기 어렵다. 즉 애초에 돼지 자체를 키울 수 없는데 그런 환경에서 무리해서 돼지를 키우면 당연히 다른 지역에서 돼지를 키우는 것 보다 무지하게 힘들고 어렵다. 때문에 이 땅에서 돼지를 키운다는건 자살행위(...)에 가깝기 때문에 돼지를 취급하는것 자체를 금기시하던 게 아예 종교적인 율법으로 진화한 것이다.[2]실제로 고대 사회에서는 법으로 다스리는 것 보다 금기(터부)나 종교적 율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한 규제효과가 있었던 것. 개고기의 경우도 냉정하게 보자면 단순히 다른 고기류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대비 나오는 이득이 크지 않으니 가뭄 등의 이유로 진짜 먹을 게 없는 막장 상황이 아닌 한 굳이 개고기를 구해 먹을 필요성이 없어 자연스럽게 먹지 않게 된 것일 뿐이다. 한반도는 그거라도 없으면 고기를 구경할 일이 없어 지속적으로 먹어 아예 문화의 일부로 자리잡은 케이스이다. 어? 그럼 중국은?[3]

그러나 닭의 경우는 기후와 병충해를 크게 타지 않으며, 들어가는 노력 대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꽤나 좋은 편이다. 때문에 종교와 민족을 막론하고 닭 사육은 보편적인 사업 중 하나였으며 덕분에 종교에서도 자신들의 생존에 일익을 담당하는 닭을 내칠 수는 없었다.

실제로 닭고기만 콕 집어서 금지시키는 종교나 민족은 거의 없고, 상술한 불교나 자이나교 같은 경우는 닭고기뿐만 아니라 육류 전체를 금하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딱히 닭고기만 멀리하는건 아니라, 결과적으로 닭고기를 싫어하는 민족이나 종교는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닭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하지 않은 정도는 있다. 유랑생활을 하는 유목민족이 그러한 경우인데 이 경우는 닭을 가두고 기를 여건이 안되어서 닭을 이용한 요리 자체가 별로 발달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지하는 민족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들. 저 닭은 시다 아프리카에 있는 일부 민족들을 비롯한 몇몇 민족은 야생 가금류, 가금류 혹은 둘 다를 음식물 쓰레기와 동급으로 보며, 먹는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거나, 증오를 보일 정도로 싫어하기도 한다. 맙소사, 치느님마저도!

국내산 닭의 우울

한국에서는 유독 작은 닭들이 유통되고 있는데, 유통 규격상 가장 큰 닭의 도체중량이 고작 1,650g이고, 이 기준에 만족하는 닭은 마리당 1만원에 달하는 값비싼 토종닭이 대부분이다. 슈퍼에서 흔하게 유통되는 9~10호닭(중형닭)은 커봐야 1kg[4]이 미처 되지 않고, 복날 시즌이 다가오면 600g짜리 병아리까지도 나온다. 때문에 연세 지긋한 분들은 요즘 닭들이 맛도 없고 먹을 것도 없다고 질색하며, 대부분의 미식가도 수긍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혹시 치킨집의 치킨 2마리 가격이 왜 1마리 가격보다 2~5천원 차이밖에 되지 않는지, 시장치킨은 왜 3마리에 1만원으로 팔 수 있는 것인지... 등을 이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가? 도매로 유통되는 육계 1마리의 공급가가 딱 그 값의 절반정도이기 때문이다. 소매가로 환산해도 딱 저 정도 가격대가 만들어진다는 뜻인데, 앞서 언급하였듯 1만원에 가까운 토종닭과 심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닭은 대개 부화 후 약 60일 정도 키워서 출하시킨다. 토종닭이 온전한 성체로 자라기까지 반년 가까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유통 속도인데, 이런 덜 자란 닭이 연하고 맛있다는 인식이 있어 주류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뒷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먼저 한국은 농토가 좁은 나라이다. 돼지나 소도 마찬가지였지만 닭 또한 대규모 방목 따위는 꿈도 꿀 수 없었는데, 고기 반찬을 책임지는 세 가축 중에서는 닭을 가장 저렴하게 유통시킬 수 있었기에 닭이 희생양으로서 어원이 된 그대로, 비좁은 닭장에서[5] 길러지게 되었다. 또한 때마침 1950~60년대 당시에는 (특히 미국에서) 빠른 성장을 자랑하는 '브로일러'라고 하는 새로운 품종이 개발되어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들여온 것이, 결정적으로 닭고기 품질 하향평준화를 불러오고 말았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 닭을 키우다보니 오랜기간 키울수록 닭들이 쉽게 병들어 폐사하는 비율이 커져갔다. 농가와 업체로서는 이런 현상을 최대한 막고 싶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병들기 전, 젊은이 파워로 병을 이겨내는 시기에 재빨리 내다파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되었고, 그게 또 복날에 즐겨먹던 영계(軟鷄 혹은 若鷄)[6]의 조건에 부합하게 되어서, 치킨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이전 흔하게 먹던 방식인 삼계탕이나 백숙으로 해먹기에도 적절하여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정책을 만들었는데, 공장 사육으로 전염병이 자주 유행하자 위생적인 유통환경을 위한다는 이유로 개인 사업체(가게)의 도축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든 것이었다. 이 법안 덕택(?)에 대부분의 양계 농장이 사실상 인가받은 대기업 소속 도축장의 관리하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기업측은 병아리를 인공부화기로 빠르게 리젠 생산해 공급하고, 빠르게 성장시킨 닭을 일괄 회수하여 마리 단위로 가공해 팔아넘기는 방식으로 또한 빠르게 쌓아올렸다. 과거부터 닭을 유통시킬 때 무게가 아닌 마리로 유통시켰기에, 구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선 가벼워도 값싸게 내놓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자연적으로 비좁은 국토
재빠른 리사이클을 원했던 기업체
경제적 조건이 유리했던 브로일러 품종
정부의 정책으로 대기업에 종속된 양계 농장
연하고 부드러운 고기를 원했던 소비자
치맥 발명 이후의 서민적인 치느님 찬양하는 현상
한-EU FTA 협상 타결

이것들이 엑조디아 팔다리 얼굴 융합하는 것 마냥 쓰까버려서 지금의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런 노력(?)의 끝에,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닭들은 AI(조류독감)이 왔다 하면 당연한 듯이 감염된 모습을 보이면서 '축산 청정국'은 사실상 과거의 영광이 되어버렸고, 그 뒷처리는 정부가 세금을 써서 해결하고, 잇따른 재산상 손해는 고스란히 양계농장주가 떠안는 비상식적인 해결구조를 이어나가고 있어, 계란값 폭등과 닭 파동으로 밥상물가 상승에 부채질을 더하고 있다.

각주

  1. 국립국어원에서 주장하는 일본어설과는 달리, 닭도리탕은 일본어와 무관하다. 다만 비표준어로 박아버리는 바람에 방송금지용어가 되버렸다... 한편 '볶음탕'이란 표현은 성립이 불가능한 이상한 작명이라는 지적도 있다.
  2. 물이 풍족하던 시절엔 이동네 사람들도 잘만 먹었다
  3. 사실 중국도 개고기 문화는 유목 문화권인 북방쪽에 분포하지 남쪽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4. 생물 닭 기준으로 1.5kg 정도이다.
  5. '공장 축산'이라고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축산기술은 당시 유럽에서 들여왔다.
  6. 봄철에 낳은 병아리가 여름철 복날즈음 되면 (약 90~120일 정도) 연한(어린)고기로 자라나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