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전 효과


개요

양자역학의 탄생의 신호탄을 연 현상 중 하나이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가져다준 현상.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으로는 어떤 상도 받지 못했다.

실험

금속판에 을 쬐면 전자가 튀어나온다. 간단한 실험이지만, 이 실험은 그 당대까지 알려진 빛의 성질정면으로 위배되는 결과를 내놓았다.

  1. 금속에 빛을 쬐었을 때 방출되는 전류세기는 금속에 쬐인 빛의 세기에 비례했다. 여기까진 당연한 이야기고 좋아 보였다.
  2. 금속에 빛을 쬐었을 때 방출되는 전압의 세기는 금속에 쬐인 빛의 세기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금속에 쬐인 빛의 진동수에 정비례했다. 그 전까지의 이론에 따르면 빛은 엄연한 파동이므로, 방출되는 전류의 전압 역시 파동으로서의 빛의 에너지 즉 빛의 진동수 제곱 곱하기 파장 제곱에 비례해야만 했다. 그런데 쌩뚱맞게도 전압의 세기는 빛의 진동수에 정비례했다!
  3. 일정 진동수 미만의 빛은 아무리 세게 쬐어줘도 전자를 방출하지 못하는 한편, 일정 진동수를 넘기기만 하면 빛을 아무리 쥐꼬리만큼 약하게 쬐어줘도 전자는 항상 방출되었다. 그 전까지의 이론에 따르면 빛은 엄연한 파동이므로, 진동수가 아무리 낮아도 세기만 충분하다면 금속판에서 전자를 떼어내기 충분한 에너지가 모여야 한다. 역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쌩뚱맞은 실험 결과에 대해서, 아인슈타인은 쿨하게 빛을 "E = hf"(h는 플랑크 상수, f는 진동수)의 에너지를 갖는 입자 알갱이로 보고 광전 효과를 해석하는 짤막한 논문을 투고한다. 그리고 그 논문은 물리학계에 대박을 터트린다.

실험 결과

광전 효과는 고전적 예측과는 다른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빛의 세기에 따른 광전자 운동 에너지

고전적인 예측에서는 빛의 세기가 증가할수록 전자의 운동에너지가 더 크게 방출되어야 한다고 여겨졋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최대 운동에너지와 빛의 세기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빛의 입사와 광전자 방출 사이의 시간 간격

고전적인 예측에서는 빛의 세기가 약하더라도 빛이 금속판에 닿은후 전자가 방출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측정되어야 하며 이 시간은 에너지를 흡수한후 전자가 금속판에서 탈출할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매우 낮은 세기의 빛에서도 거의 순간적으로 방출되었다.

빛의 진동수에 따른 방출 전자의 수

고전적인 예측에서는 진동수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여겨졌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일정 진동수 이하에서는 전자가 전혀 방출되지 않았다.

빛의 진동수에 따른 광전자의 운동 에너지

고전적인 예측에서는 빛의 진동수와 전자의 운동에너지 사이에는 관계가 없지만 실험 결과로는 선형으로 증가하였다.

실험의 특징

광전 효과의 실험적인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빛이 입자라고 생각해야 설명할 수가 있다.

빛의 세기에 따른 광전자 운동 에너지

빛의 세기가 두배가 되면 단위시간당 도달하는 광자의 수도 두배가 되어 광전자가 방출되는 비율(즉 광전류의 전류 세기)이 두배가 된다. 그러나 광전자의 운동에너지(즉 광전류의 전압)는 변하지 않는다.

빛의 입사와 광전자 방출 사이의 시간 간격

빛의 세기가 약하면 단위시간당 도달하는 광자의 수도 줄어든다. 그러나 각 광자는 전자를 즉시 방출시킬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빛의 진동수에 따른 방출 전자의 수

광자가 특정 진동수보다 커야 전자를 방출시킬수 있기 때문에 특정 진동수 이하에서는 광전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빛의 진동수에 따른 광전자의 운동 에너지

진동수가 높은 광자는 더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진동수가 낮은 광자에 의해 방출되는 광전자보다 더 큰 에너지의 광전자를 방출한다.

과학사적 의의

이것으로 매장당하다시피했던 빛의 입자설이 부활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빛의 입자설을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콤프턴 효과[1]까지 가세하였기 때문에, 황당하게도 빛은 파동성(회절 현상, 간섭 현상[2])과 입자성(광전 효과, 콤프턴 효과)을 둘 다 보이는지라 학자들은 어쩔 수 없이 빛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같이 갖는다는, 고전물리 상식으로는 황당한 결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나중에 드 브로이라는 학자의 대학원 졸업 논문에 의해 전자의 이중성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입자(=물질)라고 알고 있었던 것들 역시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과목 자체가 이런 '황당한' 사실들의 묶음인 양자역학을 탄생시키게 되는데, 정작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달갑지 않게 보았으며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3] 양자설을 착상했던 플랑크는 고전물리학의 최후의 보루 같은 인간이라 양자역학을 싫어했다고 한다.

원래가 실험적인 증거가 있어야 수여하는 노벨상 특성상 당시 실험이 불가능했던 상대성 이론은 노벨상 수상이 불가능했으나, 당대 물리학자들이 "이런 위대한 이론에 노벨상 안 주면 우린 노벨상 안 믿을 수밖에 없다"고 노벨상 위원회를 협박 비슷하게 하는 바람에 (...) 어쩔 수 없이 광전효과 이론 제창을 명목으로 노벨상을 수여한 것. 다만 과학사를 제대로 알면 아시겠지만 광전효과 논문 역시 그 자체로 정말 뛰어난 논문이며 이전까지의 과학 패러다임을 싹 바꿔버린 논문이다. 양자역학양자라는 개념은 이 논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본인이 제창한 상대성 이론의 포스에 밀려서 그렇지, 다른 과학자가 발견했으면 이걸 제1업적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업적이다!

각주

  1. 쉽게 말하면 광자를 가지고 당구를 칠 수 있다는 실험 논문이다. 어디까지나 비유하자면.
  2. 그래서 영의 이중슬릿 실험이 빛의 파동성에 대한 절대적인 증거로 인용되는 것이다. 실험 한 큐에 두 현상을 다 보였으니까. 고등학교 물리1 이상 이수한 학생들은 직접 생각해보자. 이 실험 만든 영이란 사람도 과학사에 둘이 없을 천재였다.
  3. 라플라스의 악마로 대표되는, 기본적인 물리학 법칙과 모든 물체의 초기 상태만 안다면 미래의 어느 시점이라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고전물리학의 이상이 양자역학의 등장으로 인해 송두리째 무너졌기 때문에, 고전물리학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에 대해서 아주 큰 반감을 보였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 아인슈타인의 저 대사로, "우리가 사는세상을 예측하는 데 확률 같은 불확실한 걸 들고 오지 마라" 정도의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어줍잖게 과학 쪽 건드리는 인문학자들은 이 말을 아인슈타인의 무신론 성향을 드러내는 말이라고 해석하는데, 물리학자들이 보면 그저 배꼽을 잡고 쓰러질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