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노래방 화장실 살인사건

역보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5월 20일 (금) 01:00 판 (→‎여성혐오 범죄로 봐야 하는 이유: 문장 다듬음)

틀:사건사고 틀:편향 틀:넘겨주기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강남역 인근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다른 남성에게 살해된 사건이다.

소개

2016년 5월 17일 오전 1시 20분 경 강남역 인근 서초동에 위치한 노래방 건물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하 모씨가 30대 남성 김 모씨에게 수차례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살인사건이다. 피해자의 지인 및 남자친구는 피해자가 화장실에서 돌아오지 않자 화장실로 들어가 살해당한 피해자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였다. 새벽 시간대였기 때문에 CCTV에 피해자와 피의자만 녹화되어 있었고 사건 발생 9시간 만에 경찰은 피의자 김 씨(34,남)를 검거하였다. 김 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사건 다음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피해자를 위한 추모행렬이 이어졌다.[1]

피의자가 최초로 검거된 이후 살인목적을 여성혐오 때문이라고 진술했기 때문에 이 사건의 이름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이라고 기술해 둔다. 언론에서는 주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보도했다. 제목 때문에 오해하기 쉽지만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강남역 화장실이 아니라 강남역 인근 상가의 화장실이다. 범인에 따르면 범행 동기는 여성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무시해왔기 때문에 생면부지의 여성에게 그 분풀이를 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 피의자에게서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4차례의 입원 경력이 있다고 하는 사실이 발견되었으며 해당 보도에서 서울 서초경찰서가 내놓은 입장을 신뢰할 수 있다면, 경찰측은 "김씨가 2008년부터 정신분열증·공황장애 등으로 4차례 걸쳐 입원한 기록이 있다"며 "알려진대로 '묻지마 살인', '여성혐오 살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라고 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2]

반응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피해자를 추모하는 쪽지들이 강남역 출입구에 붙여졌으며, 국화꽃과 장미꽃, 안개꽃다발 등이 놓였다.[3] 그리고 어처구니 없는 살인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애인의 오열하는 CCTV 영상이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살인자에 대한 분노를 일으켰다.

피해자가 오로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살해당한 사건이기 때문에, 사건 발생 이후 다른 여성 살해 사건보다 네이버 뉴스트위터, 상당수의 여초 웹사이트, 카페 등에 남성 전반에 대한 불신과 증오를 토로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여성에 대한 편견에 비판적으로 나서는 여성들이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기에 이런 시각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강남역에 붙여진 포스트잇에서도 살女주세요 넌 살아男았잖아 등의 글귀가 적혀져 있다. 이에 대해서 남성들 가운데는 피해자를 추모하는거야 상관없다지만 왜 나를 비롯한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까지 범죄자로 모느냐고 억울하다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후 여성혐오의 색채를 가진 한 남성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소에 '이런 일을 계기로 여혐을 일반화하지 마라 메퇘지들아', '메갈리아 꺼져'(해당 트윗)라는 종이를 붙이는 등 편견으로 대응하여 오히려 이런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데, 이런 행동들이 여성들의 반감을 더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실제로 여성들의 반응 가운데는 여성이 남성에게 혐오범죄로 살해당했다는 그 자체의 문제와 더불어 이런 성향을 가진 남성들의 이런 행동에 분개하여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한편, 남성을 겨냥한 듯한 욕을 써논 화환이 설치되면서 남·여혐이 다시 대두되었다.

정계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반응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을 ‘묻지마 살인’으로, 국민의당정의당은 ‘여성혐오 살인’으로 이 사건을 규정하고 피해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별 반응이 없다.[4]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에 보좌관도 동행하지 않은 채로 혼자 추모를 하고왔다.[5][6] 그리고 추모 트윗을 올렸는데, 인용한 포스트잇("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때문에 잠시 논란이 있었고 해명 트윗을 올려야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5월 19일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를 추모하고 추모 현장을 보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7]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가?

이번 사건에 대한 남성혐오 반응은 메갈리아 같은 극단주의적 사이트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많은 사이트 전반에 걸쳐서 확산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이 이 정도로 한국남성 전반에 대해서 불신감을 토로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최초로 공개된 살인 동기가 '여성혐오'라는 점에서 많은 여성들에게 나도 여성이기 때문에 불특정 남성에게 혐오를 받고 살해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남겼으며 언론의 태도가 이를 부추겼다는 문제가 있다.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메이저 언론사 CH일보의 경우 '강남역 살인녀'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여성이 살해당했는데 왜 죽어서까지 살인녀 같은 명칭으로 불러져야 하느냐'라는 여성들의 불만심리를 자극했다. 거기에 남성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여성혐오적 범죄임을 축소하고 개인의 문제로 두려 하거나,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건 메갈리아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라고 단정짓거나, 남성혐오를 위해 이 사건을 이용한다고 단정지으려는 경향이 보이며 이런 경향이 확산되는데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있다.

당장 그 시각 해당 노래방에서 화장실에서 용의자를 보았다고 하는 남성의 증언을 살펴봐도 그렇다. 그 남성은 화장실에 갔지만 살해당하지 않았으며 살인자는 한 시간 동안 기다리며 여성을 노렸다. 강남 한복판 매우 개방적인 노래방의 화장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단 사실에 여성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았으며 이런 기막힌 일―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르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오늘 하루도 살아남았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것. 여기에 뭔 사건만 터지면 'OO女' 를 만들어 망신주는 기레기들의 기사 작성 방식도 비꼬는 문구라는 의견도 있다. 이렇게 혐오를 하게만든 원인에는 오랜기간 쌓여온 남성들에 대한 불신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야 하며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찰할 필요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불특정 다수 남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남성은 다 살인마라며 매도하는 행태가 옳은 것은 아니고, 이에 대해서 '피해자를 추모하는거야 상관없다지만 왜 나를 비롯한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까지 범죄자로 모느냐'고 억울하다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거기에 이 문구에 대해서도 '그럼 살아남아서 애인을 떠나보낸 살해당한 여성의 남친에게 이 문구는 굉장한 상처가 될 수 있는데 그건 배려하지 않는것이냐?'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시각 역시 존재할 수 있다. 여성들에게 이 부분은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올만한 사항이지만 이런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여성혐오 범죄로 봐야 하는 이유

단순히 일반화시키기는 어렵고 경찰에서도 정신질환을 이유로 여성혐오 살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충분히 여성혐오 범죄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우선 범인은 '여성이 자기를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으며, 1시간 가량 공용화장실에서 피해자를 골랐고, 피해자 여성이 오자 범행을 저질렀다. 즉 범인은 1시간 동안 혼자인 여성만 기다렸던 것이다. 애초에 진짜 정신병이거나 묻지마 살인이었다면 피해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나 찔렀을 것인데 애초에 이 부분에서부터 계획적이었다.

이 범행 동기를 좀 더 파고 들어가 보면 범인은 자신보다 약한 '여성'이 자길 무시해서 분노했고 자신보다 약한 '여성'이 눈에 띄자 살인을 저지른 것이 된다. 이것에 대한 범인의 심리는 "여성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존중해야 하는데 남성인 자길 무시"했다는 것이 기저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이 사건의 원인 자체가 성차별이라 볼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뱀발로 성차별에 대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것이 모두 성차별에 해당한다 보면 된다.

"여성은 이래저래야 한다(옷차림, 통금시간, 자세, 말투 등)"
"여성은 남성이 취하려 하면 소유되어야 한다"

"여성의 행복은 남성을 잘 만나야 된다"

즉 위와 같이 여성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인식이 만연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난 것. 애초에 (사회적으로) 여성을 동등한 존재로 여겨오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의 태도에 쉽게 분노하고, 쉽게 폭력의 대상으로 삼아온 것이라 볼 수 있는 것.

기타

본 사건은 피의자의 범행동기가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좁게는 여성혐오 범죄, 넓게는 여성·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를 무차별적인 범죄의 대상으로 만드는 증오범죄라고 볼 수 있다. 차별금지법 혹은 화장실 내의 안전 문제 같은 법적 장치도 당연히 고려해야겠지만, 여성혐오나 여성 대상범죄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재정비, 여성에 대한 인식 전반의 재고 등 여성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 역시 뒷받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디씨인사이드 일렉트로니카 갤러리에서 살인범과 일치하는 부분의 내용이 올라온 게시물이 있었다. 이 사건이 있기 열흘 전부터 '클럽 돌아다니면서 여자한테 무시당한다고 죽여버린다'는 글을 올리던 유동닉이 있었다. 범인과 나이, 신학대 학생이라는 공통점 등 정황상 일치하는 점이 많아 주목을 받고 있다.

같이 보기

각주

  1. 유정선.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충격'…네티즌 "힘없는 여성은 무슨 죄? 나도 당할 수 있다"”, 《이투데이》, 2016년 5월 18일 작성. 2016년 5월 18일 확인.
  2. 박수지, 고한솔. “[단독] 강남 살인사건 피의자, 정신분열증으로 4차례 입원”, 《한겨레》, 2016년 5월 18일 작성. 2016년 5월 18일 확인.
  3. 심혜진. “강남역 10번 출구, '강남역 묻지마 살인' 추모 행렬 이어져”, 《스타뉴스》, 2016년 5월 18일 작성. 2016년 5월 18일 확인.
  4. [강남역 추모]국민의당·정의당 ‘여혐’ 더민주 ‘묻지마’···여당은 입장 無”, 《경향신문》, 2016. 05. 19. 작성.
  5. 문재인 의원을 찍은 사진
  6. 황, 수정,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추모 "슬프고 미안합니다"…현장 사진 '눈길'”, 《뉴스핌》, 2016. 05. 18 작성.
  7. 박원순 서울시장·조은희 서초구청장, ‘강남역 화장실 사건’ 추모현장 방문, 경향신문, 201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