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다양한 형태의 쿠키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단맛이 나는 부드러운 작은 케이크, 또는 비스킷. 비교적 단순한 크래커류 비스킷에 비해 매우 다양한 형태와 레시피를 자랑한다. 쿠키(Cookie)란 단어는 미국에서 생겨났으며 미국식·영국식 영어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예시로 종종 언급된다.

쿠키류 비스킷은 고대 페르시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중동의 조리법은 이후 유럽으로 유입되었다. 쿠키는 조리의 난이도와 설탕향신료 등 재료의 압박으로 인해 긴 시간동안 나름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그러나 산업혁명이라는 큰 전환점을 거치면서 비로소 일반 대중들도 즐길 수 있는 과자로 탈바꿈했다. 그럼에도 과거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는데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쿠키를 만들어먹는 풍습이 그 예다.

용어[편집 | 원본 편집]

보통 통용되는 철자는 cookie. 하지만 cooky, 또는 cookey라는 철자도 사용된다. 그래서 복수형의 철자를 cookies가 아닌 cookeys로 쓰는 경우가 있다.[1] 후자의 단어들은 새롭게 파생된 게 아니라 전자의 철자가 생겨났을 시기부터 함께 존재해왔던 것들이다.

이 단어가 영어에 편입된 시기는 18세기 초반이다. 최초의 기록도 1703년 등장. 본래는 네덜란드어 단어 koek의 지소어 koekje였다.[2] 단어의 뜻은 '작은 케이크'. 과거 네덜란드가 미국 지역에 세웠던 초기 식민지로 인해 이 단어가 보편화되었다. 한 관련 서적에 따르면 쿠키를 미국에 처음 들여온 건 1600년대의 영국인네덜란드인이라 한다.[3] 당시 영국인들이 쿠키를 small caketea cake 등 각종 명칭으로 중구난방 부르는 동안 네덜란드인들은 그냥 심플하게 작은 케이크라며 koekje란 단어로 지칭했다. 그러다보니 18세기 초반 영어에 자연스레 편입됐고, 미국에서 온전히 자국어로 흡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네덜란드가 뉴네덜란드라며 자리잡은 곳 중 지금의 뉴욕이 있었다. 미국의 첫 수도였던 지역이다. 수도에는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인데 그 지역에서 쓰이는 쿠키란 단어가 퍼지는 건 당연지사.

미국 내에서 쿠키는 영국식 비스킷을 지칭할 때 크래커와 함께 쓰는 단어다. 이는 미국과 영국에서 비스킷을 서로 다른 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영국에서도 부드럽고 단 비스킷에 대해 '쿠키'라며 부를 때가 있다. 미국과의 차이라면 그 지칭 범위가 훨씬 제한적이라는 점. 한편 스코틀랜드에서 쿠키란 단어는 보통 '플레인 번(plain bun)'의 이름으로 통용된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비스킷은 인류가 신석기 시대부터 만들어 먹던 유서깊은 식품이지만, 고대 시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단촐한 하드비스킷 형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했다. 그러다가 '단맛을 추가한 새로운 형태'를 최초로 만들어낸 건 7세기 페르시아다. 당시 페르시아는 설탕을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였다.[4]

오늘날 쿠키는 그저 수많은 과자 중 하나에 불과하나 과거에는 달랐다. 들어가는 재료 자체가 다른 비스킷과는 달리 호화로웠던 것이다. 크래커류 비스킷은 곡물가루+물이라는 단순 조합으로 실용적인 형태만을 유지했었다. 반면 쿠키는 특유의 맛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조리법이 발달했다. 그래서 달걀도 들어가고 버터크림도 들어갔으며, 특히 서민들은 구하기도 힘든 이나 설탕같은 감미료는 핵심 재료가 되었다. 말 그대로 있는 사람들만 먹는 고급 과자였던 셈이다.

중동에서 발달한 쿠키 조리법은 이후 유럽 지역으로 퍼진다. 무슬림들이 스페인 지역을 침공하고, 십자군이 이슬람권에 와서 열심히 깽판을 치던 게 큰 역할을 했다. 또한 향신료 무역이 발달함에 따라 지역간 교류가 활발해진 것도 쿠키 조리법 전파에 도움을 주었다. 유럽에 유입된 쿠키는 14세기 말 파리 시내에서 상인들이 속을 채운 웨이퍼를 파는 게 목격될 정도로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다. 더불어 르네상스 시기 출판된 요리책들에는 각종 쿠키 레시피가 실려있었는데 이는 그야말로 쿠키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당시 요리책 중 하나를 꼽아보면 1596년에[5] 토마스 다우슨(Thomas Dawson)이 쓴 The Good Huswife's Jewell(Goode Huswife's Jewel)이 있다.[4] 이 책에 실린 쿠키의 재료를 한번 살펴보면 밀가루, 물, 버터와 달걀, 정향이나 사프란 등의 향신료, 그리고 설탕이다. 여전히 서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재료들이다. 사실 지금봐도 부담스러운 거 같다

또 시간이 흘러 17세기쯤 되자 쿠키는 일반 가정집에서 만들어 먹을 정도로 어느 정도 보편화되었다. 다만 재료값은 서민들이 감당하기엔 여전히 높았고 들이는 수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마카룬이나 스파이스드 버터 쿠키, 점블처럼 나름 인기를 끄는 쿠키들이 존재했다. 과자류는 유럽의 길드 조직 하에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되었고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완전히 대중화되었다.

미국으로 건너온 쿠키들은 그때서야 쿠키란 이름으로 통틀어 불렸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어쨌든 그랬다. 쿠키는 여전히 만들기가 번거로웠으나 20세기에 이르러 오븐같은 조리 도구들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큰 문제는 아니게 되었다. 한편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미국 내에서도 독자적인 식품 산업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조리법이 단순했던 크래커류는 초기 식품 공업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지만...... 만들 때 신경쓸 게 많은 쿠키류는 좀처럼 공정화되지 못했다. 미국의 자체 기술로는 쿠키를 찍어내기 무리였던 데다 그럴만한 시설도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감미료를 첨가한 비스킷류 제품을 영국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내에서 남북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지속되었다.[6] 미국 기업들이 쿠키같은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시기는 기록상 1890년 즈음으로 보인다. 1890년 11월 19일자 Daily Tribune이라는 신문에 설탕을 함유한 웨이퍼 광고가 실려 있다. 전쟁 이후 사회가 안정되자 사람들의 과자 수요는 높아지고 또 다양해졌으며, 이는 제과 시장과 관련 업체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한편 우리나라에 쿠키가 소개된 건 조선 고종 때였다. 정확히는 1884년 한러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이후였다.[7] 온갖 서양 음식들이 러시아 공사관이나 정동구락부를 통해 국내에 들어왔는데 여기에 쿠키를 비롯한 양과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이 흐름이 일반 대중에까지 미치지는 못했고, 그나마 도움이 될 법한 국내 식품 산업은 시대가 일제 강점기에 접어들게 되면서 광복 이후에나 논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쿠키가 우리나라에 실질적으로 들어온 시기는 일제시대라 할 수 있다. 당시 유통되던 시판 제품들은 일본인들이 소유한 생산 설비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45년 광복 이후 가장 먼저 세워진 해태제과를 시작으로 비로소 국내 제과 산업이 시작되었다.

관련 용어[편집 | 원본 편집]

노베이크 쿠키 (No-bake cookies)
굽는 과정없이 만드는 쿠키. 반죽을 잘 섞어낸 뒤 하나씩 모양내거나, 아니면 통째로 뭉쳐 냉장고에 넣는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굳었다면 꺼낸다. 뭉쳐낸 반죽은 이 때 먹기좋게 조각내어 완성한다.
드롭 쿠키 (Drop cookies)
일정량의 반죽을 떠서 시트 위에 떨어뜨린다. 이 때 쓰이는 반죽은 여타 반죽에 비해 묽다. 드롭 쿠키의 예시로는 초콜릿 칩 쿠키가 있다.
롤드 쿠키 (Rolled cookies)
반죽을 쿠키 커터 같은 틀로 찍어내서 만드는 쿠키. 가장 일반적인 조리 방식으로 여겨진다. 조리 시 된 반죽을 밀대로 밀어 납작하게 만든다. 그 후 쿠키 커터, 컵 등을 사용해 일정 모양으로 찍어낸 뒤 개별 조각을 베이킹 시트에 얹어 오븐에 넣는다. 진저브레드 맨으로 불리는 사람모양의 생강빵이 롤드 쿠키다.
몰드 쿠키 (Molded cookies)
쿠키 몰드(무늬를 새긴 판 또는 그러한 도구)로 찍어낸 쿠키. 따라서 몰드의 정교함이 쿠키의 외견과 직결된다. 그저 둥근 모양의 쿠키에서는 볼 수 없는 세세한 모습이 몰드 쿠키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다. 쿠키 몰드를 쓸 때는 반죽을 판에 맞게 성형한 뒤 그 위에 얹고 눌러내거나, 납작하게 펼친 반죽 위를 몰드로 눌러 찍는다. 무늬가 뚜렷하게 새겨지도록 꾹꾹 박아 넣는 게 포인트. 몰드 쿠키의 예시로는 스페퀼로스스프링헤를레가 있다.
바 쿠키 (Bar cookies)
팬에 반죽을 붓고 평평하게 만든 뒤 굽는다. 이후 일정 크기로 잘라 완성한다. 반죽을 먼저 잘라내고 굽는 조리법과는 대조적이다. 팬의 모양으로 인해 보통 네모난 모양을 가지고 있다. 브라우니가 여기 속한다.
샌드위치 쿠키 (Sandwich cookies)
국내에서는 보통 샌드 쿠키란 이름으로 불린다. 두 쿠키 사이 필링이 낑겨있는 형태. 대표적으로 오레오가 있다.
아이스박스 쿠키 (Icebox cookies)
또는 냉장 쿠키(Refrigerator cookies). 된 반죽을 길게 모양잡아 냉동에 넣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꺼내서 칼로 썰어내고 굽는다. 냉장시설이 부족했을 때는 아이스박스에 넣어 반죽을 굳혔기 때문에 아이스박스 쿠키라 불린다. 미국에서는 시판 제품으로도 여러 차례 발매되었다. 쿠키를 빠른 시간 내에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세일즈 포인트였다.
쿠키 스탬프 (Cookie stamp)
반죽에 무늬를 손쉽게 찍어내는 도구. 그냥 스탬프다.
쿠키 커터 (Cookie cutter)
쿠키 틀. 말그대로 쿠키 반죽을 특정한 모양으로 잘라내는 틀이다.
쿠키 단지 (Cookie jar)
쿠키를 보관하는 단지. 보통은 그냥 유리병이지만 다양한 모양의 병 또는 통이 존재한다. 참고로 이 단어는 실적 부풀리기 꼼수를 가리키는 시사용어로도 쓰인다.[8]
프레스 쿠키 (Pressed cookies)
쿠키 프레스를 사용하여 만든 쿠키. 묽은 반죽을 사용하며 프레스를 시트에 올려 하나씩 쭉 짜낸다. 최하단부에 있는 틀로 인해 반죽이 일정 모양으로 나온다. 이걸 교체하면 나오는 쿠키 모양도 달라지는 식이다.
필드 쿠키 (Filled cookies)
속이 채워져 있는 쿠키들을 말한다. 필링이 완전히 들어찬 형태도 있고, 썸프린트 쿠키처럼 밖으로 드러난 형태도 있다.

기타[편집 | 원본 편집]

  • 마약 밀반입 용도로 악용되기도 한다. 쿠키 속에 숨기거나 쿠키 상자에 쿠키 일부를 빼내고 그 사이에 숨기는 방식으로 밀반입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도 이런 수법을 쓰는지는 불명.
  • 미국에서 친구들이 모여서 파티할 때 쿠키를 구웠으니 맛을 보라고 권한다면 경계해야 한다. 그 쿠키가 환각파티에 쓰이는 마약쿠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 경계해야 하는 건 아니고 파티의 장소와 분위기로 얼추 구별이 가능하다. 쿠키가 나올만한 파티가 아닌데 쿠키를 먹으라고 하면서 "이건 특별한 쿠키야" 라고 한다면 가능성이 높다. 친구의 가족이 식사에 초대해서 쿠키를 구운 거라면 괜찮다.

관련 문서[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Webster's Third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2. 옥스포드 사전
  3. 출처 Oxford Encyclopedia of Food and Drink in America, Andrew F. Smith editor 2004, Volume 1 (p. 317)
  4. 4.0 4.1 History of Cookies
  5. 또는 1585년. 1585년표기와 1596년 표기. 개정판일 가능성 있음, 자세한 내용은 수정바람. 다만 이 서술의 출처가 된 원문글에서는 1596년이라 표기되어있다.
  6. 출처 Baking in America: Economic Development, William G. Panschar, Volume 1 [Northwestern University Press:Evanston IL] 1956 (p. 54)
  7. 한국민족문화대백과
  8. 시사경제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