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지니

(여성혐오에서 넘어옴)

미소지니(misogyny) 또는 여성혐오는 "여성남성과 동등한 사회적 일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남성보다 열등한 제2의 성으로 인식하는 모든 언어와 행동"[1]을 뜻한다. 여성혐오는 단순한 '취향적 불호'보다는 광범위한 뜻으로 제도적인 성차별, 여성에 대한 경시, 편견 및 고정관념,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 타자화,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1]

여자를 한 사람의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 섹스(쾌락), 임신, 육아 등 '도구'로 대하는 모든 행동과 발언도 미소지니 중 하나다. 따라서 "나도 여자인데?", "나는 여자 좋아하는데?"라고 해도 미소지니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2] 결국 젠더에 고정된 역할이나 위계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차별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젠더 권력관계에서 여성이 하위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여성혐오'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실 이런 성차별은 남성이건 여성이건 가리지 않고 문제가 된다. 여성학자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혐오는 남녀에게 있어 비대칭적으로 작용"하며 "남성에게는 여성 멸시, 여성에게는 자기 혐오"라고 말한다.[3]

'여성혐오'라는 용어에 대해[편집 | 원본 편집]

페미니즘적 맥락을 탈각시키고 일반적인 사항으로 말한다면, 여성혐오란, "여성이기 때문에 싫어하려는 태도" 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어는 영어권의 misogyny라는 단어에 대한 충실한 번역에 불과하다. 그리스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이 용어는 게이 남성들(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가 도덕적으로 지탄받는 행위는 아니었다)이 여성 일반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용도로 사용되었고, 영어권에서 사용된 이래 '여성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증오(hatred)와 반감'을 지시하는 단어가 되었다. 한국에서 여성혐오가 '난 여자가 싫어'정도의 의미로 사용되는 이유는 '미소지니'와 같은 단어가 아니라 여성과 혐오라는 이미 있는 단어들의 결합에 의해 조어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적절한 번역?[편집 | 원본 편집]

'여성혐오'라는 번역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있다. 링크 misogyny는 여성을 향한 공격성, 성차별, 폭력과 폭언, 여성의 성적 대상화, 여성을 남성과는 다른 그 무언가로 보는 타자화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하는 용어인데, 이걸 단순히 혐오로 묶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서, '여자는 마땅히 XX해야지?', '여자가 XX를 하려고 하다니!' 등의 발언은 성차별적인 발언이지만, 그런 발언을 하는 화자가 여성을 혐오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너의 발언은 여성혐오(misogyny)적이다!"이라고 하면 "내가 왜?"하는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청자는 '난 여자 싫어한다고 한 적 없는데 내가 왜 여성을 혐오(hate women) 한다고 하는거야?'로 오해하기 때문.

실제로 이런 번역으로 인해 여성혐오는 '혐오'가 아니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위와 같은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아, 상대편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혐오가 혐오가 아니라니? 지금 뭔 말을 하는거냐?' 라고 오해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misogyny는 hatred가 아니다'를 주장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어에 적절한 번역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현대 한국어에서 해당 단어는 혐오라는 단어의 의미가 원어를 생각하면 그다지 적절성을 가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혐오라는 좁은 의미보다는 여성에 대한 광범위한 성차별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

그러나 김수아 서울대 교수는 "여성혐오라는 말을 뭐라고 바꾸면 동의할까요? 여성혐오를 어떤 단어로 바꿀까요? ‘여성 멸시’로 바꿔도 ‘나는 엄마를 존경하는데’라고 할걸요?"라고 되묻는다.[4] 설령 '여성혐오'라는 단어 대신 다른 단어로 대체한다 하더라도, 이 개념에 대해 이해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유를 붙여가며 이해하지 않으려 들 것이라는 말이다.

여성주의 관련 용어에 대해 바꾸자는 논의가 쉽게 나오는 것 자체가 여성주의를 하찮게 보는 여성혐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딩 자체가 가지는 힘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번역에 대한 이의 역시 고려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성혐오 대신 미소지니를 번역 없이 그대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이미 80년대 이후 운동권 등의 사례에서 워딩이 가지는 문제점과 그 효과가 많이 나타났기 때문에, 워딩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기는 하다. 사회 운동의 목표가 사람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파하고 이러한 사상을 사회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것이라면, 일반적인 대중에게 더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워딩을 택하는 쪽이 훨씬 더 노력도 적게 들 뿐더러, 향후 사상의 생존 가능성과 정착성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 인지적인 측면에서도 여성혐오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한국어에 있는 단어를 조합해 완성한 형태다보니 모어 화자에 있어서 해석이 제한되기 쉬운 반면, 미소지니의 경우에는 외래어의 용례를 따르는 것이므로 이러한 부분에서 조금 자유롭기 때문에[5] 이러한 부분에서 조금 더 낫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미소지니가 어감상 긍정적으로 느껴져 어울리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개념 오용[편집 | 원본 편집]

아무런 준거가 없이 청자의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여성혐오라고 명명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 화자는 청자에 의해 매우 단순한 과정을 거쳐서 여성혐오자가 된다. 즉,

  1. 네 발언은 기분이 나쁘다 혹은 혐오스럽다.
  2. (1에 대하여) "나(여자)"는 기분이 나쁘다 혹은 혐오감을 느낀다.
  3. 그러므로 네 발언은 "나(여자)"를 혐오스럽게 하였으므로 여성혐오다.

이 형태는 커뮤니티에 따라서는 "나"를 "여자(집단)"으로 대치하여 광범위한 물타기로 변모하기도 한다. 다만 주의하여야 할 것이 이 중 상당수는 경우에 따라서는 성희롱의 범주에 들 수 있는 부분에 해당한다. 여성혐오의 개념이 아니라 하더라도 문제가 있는 발언이 될 소지가 있는 것은 주의하여야 한다.

창작물과 현실을 구분하는 것을 실패할 때에도 발생한다. 작품내 화자를 못 배워먹은 사람(또는 악인)으로 설정하거나, 과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고증한 결과물을 근거로 제작자를 여성혐오라고 주장하는 것이 그 예이다. 작중 화자와 작가가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며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의 화자가 여성이라고 김소월은 MTF 트랜스젠더였구나! 라고 생각하는 셈.

반대어[편집 | 원본 편집]

번역 자체가 요상하게 된 바람에 위의 사례들이 발생하는데 이 미소지니가 여성혐오로 번역되어서 이의 반대되는 개념이 성별 대칭인 남성혐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미소지니의 개념에 반대되는 개념 단어는 필로지니(Philogyny), 즉 여성숭배로 번역가능한 단어이다.

한국의 미소지니[편집 | 원본 편집]

대한민국에서는 미소지니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위에서 언급한 부적절한 번역 문제도 이에 한몫한다), 인지하더라도 여성 탓으로 돌리면서 정당화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일베저장소를 비롯한 루리웹, 보배드림, 수컷닷컴 등 대부분의 남초 사이트에서 미소지니가 커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의 미소지니 원인에 대해 성비 불균형 문제를 든다. 정상적인 '자연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비율이 103~107명 사이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우 1975년에 112.4를 찍은 바 있는 성비 불균형 국가이다. 1981년~1983년에는 자연성비 범위 내에 들어오지만 이후 성비가 다시 무너지면서 1986년에는 111.7, 1990년에는 116.5를 찍는다. 1997년에 108.3으로 내려가기 이전에는 계속해서 110 이상을 기록한다. 성비가 무너지면서 '결혼 못하는 남자[6]'들이 발생하는 연도는 대학진학률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기와 겹친다. 남녀 모두 학력이 높아지면 결혼을 기피하게 되는데 여기에 여성의 경우 가부장제에 대한 거부감이 추가되면서 더욱 더 결혼을 기피하게 된다.[7]

이와 동시에 소득 불평등이 커지면서 여성들의 '기준선'을 넘지 못하는 남자들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남성의 임금 불평등이 증가할수록 여성의 결혼율이 하락한다는 연구도 있다.[8] 또한 성별 임금 격차가 큰 대한민국에서 기대소득이 남성의 절반 남짓 밖에 되지 않는 여성 입장에서는 남성에게 요구하는 기준선이 필연적으로 높아지기 마련이다.[7]

이렇게 쌓인 '결혼 못하는 남자'들이 온라인과 결합해 미소지니를 부추겼다는 것. 이렇게 '불리한 전략'은 '자신보다 '시장가격'이 높은 여성은 어차피 자신을 떠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배우자보다 뒤쳐진 남성에게는 이판사판'[7]으로 선택하는 자충수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는다거나, 여성이 더 살기 좋은 사회라는 등의 의식이 생겨났고, 그것이 미소지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흔한 사례[편집 | 원본 편집]

특정 사건보다는 흔히 일어나거나 일어날 수 있는 사례 위주로 적음.

  • 게임계에서 여캐가 남캐에 비해 지나치게 (성적) 대상화되는 경우[9]
  • 힙합 등지에서 만연한 여성비하
  • 직장 내에서 여사원들에게 술 따를것을 권유하는 행위[10]

추가 바람.

오해[편집 | 원본 편집]

여성혐오는 남성, 게이만 한다?[편집 | 원본 편집]

여성들도 스스로 여성혐오를 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여성이 그런 특징이 있는데 예를 들면 시어머니가 아들편만 들고 며느리만 구박하는 것도 여성혐오에 속한다. 게다가 보수적인 여성과 반야동 페미니스트들이 창녀,여성모델을 혐오하는 것도 여성혐오이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나무위키:남성혐오#s-3문서에서는 한국 여성들의 남성혐오때문에 한국 남성들이 여성혐오하게 되었다고 서술되어 있지만 이는 선후관계를 뒤바뀐 거짓이다. 오히려 건국 초부터 한국에서 인신매매, 미군위안부라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성행했고 2000년대 이후로 디시, 일베가 여성혐오를 자행하면서 여초 사이트의 남성혐오가 생겨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워마드 같은 래디컬 페미 진영의 남성혐오는 정당화 될수 없다.

미소지니적인 표현[편집 | 원본 편집]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바깥 고리[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1.0 1.1 더 지니어스 :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 앰네스티 블로그, 2015.05.26.
  2. 우리는 왜 여성을 혐오하는가?
  3.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우에노 치즈코, ISBN 9788956606217
  4. 페미니즘에 귀 기울일 시간, 시사iN, 2016.06.07.
  5. 이는 전적으로 외래어의 특성 때문이다. 외래어는 고유어 유래의 형태소를 사용하지 않은 외국어에서 유입된 한국어 단어다보니, 형태소 자체를 습득하기 위해서 그 의미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차피 관심 없을 사람은 관심이 없겠으나, 적어도 단어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칠 확률이 외래어 쪽에서 보다 높다 할 수 있다.
  6. 학술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무조건 1:1로 결혼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결혼하지 못하는 남성들을 '잉여 남성'이라고 한다.
  7. 7.0 7.1 7.2 「여성혐오의 뿌리는?」, 시사iN, 제417호
  8. 『저출산·인구고령화의 원인에 관한 연구:결혼 결정의 경제적 요인을 중심으로』, 이상호·이상헌,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금융경제연구, 2010.12.
  9. 게이머 다수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여성게이머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 외에 인벤이나 온라인 게임 공식카페 등지에서 남성이나 다수자에 대한 비난은 용납못하면서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비하가 난무하는 이중잣대도 포함.
  10. 주로 여사원들에게 많이 일어나 여성혐오 사례로 적긴 했으나 후배 남사원에게 이런짓해도 갑질이다. 제발 술은 각자 개개인이 따라 마시자. 물론 그런 나이많은 꼰대들이 리브레위키를 볼일도 없겠지만
  11. 보통 여적여로 줄여서 부르며, 더 심한 표현으로는 적보가 있다. 남성혐오 버전으로는 적자가 있다.
  12. 여자와 북어는 3일 번씩 패줘야 맛이 좋아진다는 뜻. 311이라고 하기도 한다. 남성혐오 버전으로는 숨쉴한이 있는데, 한국 남자는 숨쉴 때마다 한 번씩 패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