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아침밥은 문자 그대로 아침식사하는 용도로 차려낸 상차림이라는 뜻의 명사이다. 한자어로 조반(朝飯) 혹은 조식(朝食)이라고도 하는데, 더 널리 쓰이는 조식은 일본식 조어이므로 국립국어원 등에서는 가급적 순우리말인 '아침밥'을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침밥은 점심밥(중식)이나 저녁밥(석식)과는 달리 잠결에서 깨어난 직후, 별다른 식재료 조달 없이 전날까지 남겨놓은 식재료로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최대한 간단하면서, 허기라도 충분히 달랠 수 있는 목적으로 차려먹는 것이 전 세계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다. 몰론 예외는 있다. 따라서 아침밥은 무겁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고, 해당 문화권에서 가장 기본으로 여기는 식습관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레 나타내게 된다.

동아시아 문화권[편집 | 원본 편집]

  • 한국에서는 '아침 식사'라고도 하며, 밥과 국이 딸려있는 3첩 반상[1]을 기본으로 한다. 단, 여기서 내오는 3첩은 아무래도 저장성이 높은 밑반찬으로 한정되기 마련이며, 그 중 1첩은 본래 첩수로 치지 않는 김치로 대체되는게 대다수이다. 아침부터 새로 만든 고기반찬을 내오면 "아침부터 고기먹냐!"며 놀라는 사람과 "당연한 거 아닌가?"하며 놀라는 사람으로 갈리는데, 아무래도 고기반찬은 맛은 좋으나 부담스럽게 품이 크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국 또한 토장국을 내거나 단품 찌개(특히 된장찌개)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국물에 된장(토장)만 풀면 금방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중국에서는 '早餐(자오찬)'이라 하며, 보통 집에서 만들어먹지 않고 식당에서 사먹는 편이다. 지역마다 곁들이는 찬류(화북지방의 경우는 유탸오(油条) 혹은 만두(馒头)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옅게 끓인 곡물(稀饭)에 장류와 절임채소류를 조금 곁들여 먹는 것은 거의 동일하다. 또우장(豆浆, 두유의 일종)을 곁들이거나, 아예 또우장만 마시고 끝내기도 한다. 가벼운 국수류나 완탕, 치엔빙(煎餅)등으로 대체하는 사람도 많다. 공통적으로 기름진 음식은 즐기지 않는 편.
  • 일본에서는 '朝食(쵸쇼쿠)'라고 하여 밥(飯)과 국(汁)에 절임채소 + 기타 1품(옵션), 그리고 간혹가다 맛김을 더한 간소한 구성이다. 맨밥 대신 날계란을 얹은 타마고카케고항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고[2], 가츠오부시오크라를 섞은 것을 얹거나 토로로(とろろ)를 얹기도 한다. 기타 1품은 전통적으로 구운 생선(연어, 고등어 등)을 내오나 지금은 비엔나, 계란 후라이 등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 다만 양식(洋食) 아침식이라 하여 '빵(パン)'으로 대신하는 문화도 정착되어있다. 이때는 토스트 1~2장에 잼이나 버터를 바른 것, 혹은 판케-키에 계란 후라이 혹은 스크램블 에그를 곁들여 우유(두유, 주스 등)와 함께하는 것으로 끝.

북미/유럽 문화권[편집 | 원본 편집]

  • 영국, 정확히는 잉글랜드의 아침식사(English Breakfast)는 다른 유럽권(Continental Breakfast)과 달리 매우 푸짐하기로 유명하다. 그래도 현대인에겐 너무 무겁다고 해서 몇 가지만 추려먹는 방향으로 바뀌었는데, 그럼에도 대륙식보다는 푸짐하게 즐긴다. 항목 참조.
    • 단,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아침밥은 잉글랜드와 조금 다른 면이 있으며, 구성물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잉글랜드식과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 미국과 캐나다의 아침식사는 언어를 거의 같이하는 만큼 영국식 아침식사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유사한 점도 많이 보인다. 다만 그 구성물은 현지화되어 다소 달라져, 미국인들은 아침에 팬케이크나 PB&J등을 간단한 야채나 계란 후라이 등과 함께하는 경햐이 있다. 마찬가지로 위 영국쪽 항목을 참조.
    • 그렇지만 북미주의 규모가 규모다보니 지역별로 적잖은 차이점을 보이기도 한다. 위 설명은 미국 동부지역의 전형적인 모습이고, 중부나 서부, 남부 및 캐나다 일부 지역 등은 유럽 대륙식 아침이나 전혀 다른 모습의 아침을 즐기기도 한다.
  • 아일랜드의 아침식사는 영국(잉글랜드 및 스코틀랜드)과 닮은점이 많다. 그렇지만 구성물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영국식이라 부르면 현지인들이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 잉글랜드와 아일랜드를 공통지어서, '정석 브렉퍼스트' 말고 시리얼이나 뮤즐리로 대신하거나, 포리지를 즐기는 경우도 있다. 도리어, 산업혁명 이전 시기까지 이 지역의 전통적인 아침식사는 사실 귀리죽(포리지)이었다.
  • 이탈리아의 아침식사는 진하게 내린 커피 혹은 에스프레소 한 잔에 달달한 패이스트리 혹은 누텔라과 같은 스프레드를 듬뿍 얹은 빵 하나로 간단하게 끝내는 경향이 있다. 단, 저 경향은 북부 지방에서 주로 나타나고, 남부 대표인 나폴리(캄파니아)나 시칠리아 등지에서는 원조답게 파스타로 대체하거나, 미식도시인 볼로냐와 같은 곳에서는 다양한 포르마치오(치즈)와 프로슈토를 곁들이기도 하는 등의 지역차가 다수 있다.
  • 프랑스의 아침식사도 이탈리아처럼 간단한 빵 하나에 커피 한 잔으로 끝낸다. 뺑 오 쇼콜라(Pain au chocolat)와 카페오레(Cafe au lait)의 조합은 거의 정석급이다. 단, 이탈리아처럼 달달한 빵으로 한정짓지만은 않으며, 프로마주(치즈)를 추가로 곁들이기도 한다. 시리얼(혹은 뮤즐리)이나 간단한 샐러드, 과일등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점심에 대비해 무겁게 먹지 않는 것은 공통적이다.
  • 스페인의 아침식사는 데사유노(Desayuno)라고 부르며, 우유를 넣은 커피(cafe con leche)와 주스를 같이 내온 후 곡물빵에 다진 토마토, 염장고기와 치즈의 구성으로 차린다. 시리얼로 대체하거나 추로스+핫초코로 대신하기도 한다.
  • 독일의 아침식사는 의외로 서유럽에 비해서는 좀 더 볼륨감이 있는 편인데, 최소한의 기본은 작달막한 빵과 버터(Brot & Butter)이다. 여기에 얇게 슬라이스 한 슁켄(Schinken)이나 부어스트(Wurst), 그리고 케제(Käse, 치즈)와 각종 과일(옵션)을 곁들인다. 음료로는 우유(Milch, 밀히)나 주스(Saft, 자픝)가 기본이고, 커피(Kaffee, 카페)와 함께하기도 한다.
    • 간혹 독일은 아침부터 소시지(주로 바이스부어스트)에 맥주를 마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과거 물보다 맥주가 깨끗했던 시절에는 틀리지 않은 이야기이나, 지금은 맥주에 자부심이 강한 바이에른 주에 대한 밈(meme)으로 쓰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정말로 저 구성의 아침식사를 내놓는 식당도 분명 존재하니 적어도 거짓은 아니다.
  • 터키의 아침식사는 카흐발트(Kahvaltı)라고 부르는 상차림이 있는데, 이게 영국 못지 않게 볼륨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삶은 계란 1개에 절인 올리브, 치즈, 생 토마토, 생 오이, 그리고 잼과 버터를 곁들이고 에크멕(Ekmek), 카흐베(터키식 커피) 혹은 차이(Çay), 과일주스 혹은 아이란(Ayran)과 함께 먹는다. 간혹 수죽(Sucuk)이라 하는 말린 소시지가 곁들여지기도 한다. 가볍게 레몬 정도를 뿌린 자즉(Cacık)이나 계란과 토마토로 구워 만든 메네멘(Menemen)으로 대체하기도 하는데, 이때도 에크멕과 생 오이는 빠지지 않는다. 때문에 오이 울렁증에 걸리는 여행객도 꽤 많다는 듯(...)

각주

  1. 과거 조선시대 백성계층이 그래도 잘 차려먹는 수준이 3첩 반상이었다. 양반가나 지주는 5첩 혹은 7첩까지 올라왔고, 높으신 분들은 9첩, 11첩까지, 왕은 예외가 없는 한 12첩 수라상을 즐겼다. 몰론, 아침 밥상의 이야기이다. 명불허전 대식국 조선
  2. 실제로 일본인들이 향수병에 걸리면 이것과 미소시루부터 찾는다.